[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가 최고 65층 2500세대로 재건축된다.
서울시는 7일 자치구, 주민 전문가와 함께 소통한 결과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비계획안 열람공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는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정비계획안을 짜서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기획안에 따르면 현재 1584세대인 시범아파트는 2500세대 규모로 재건축된다. 63빌딩과 가까운 동은 최고 65층(높이 200m 이내)까지 지어질 예정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한강 조망을 위해 인근 학교 변에는 중저층이 배치된다.
용도지역도 상향 조정된다. 업무·주거지 간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뀌면서 용적률이 300%에서 400%로 올랐다. 여의도 국제금융지구 인근에 있는 만큼 주거 유형과 함께 한강변과 여의대방로 저층부에 문화·전시·상업·커뮤니티·창업·업무 등 다양한 복합기능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롭게 지어질 시범아파트 일대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민관 협력 선도모델 지역이기도 하다. 한강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한강의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데크와 문화시설을 갖춘 수변 문화공원이 들어서고, 문화공원에서 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입체보행교도 신설된다. 비좁았던 여의대방로는 보도 폭이 1m에서 10m로 넓어지고, 길을 따라 상가가 들어선다.
시범아파트는 1971년 지어진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단지다. 오랜 기간 재건축을 준비했지만 2018년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른바 '여의도 마스터플랜'(여의도 개발계획)이 보류되면서 사업 진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고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작년 말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됐다. 시는 지난 10개월간 자치구, 주민, 전문가와 함께 수십차례 토론과 계획 조정 과정, 주민과의 소통을 거쳐 신속통합기획안을 마련했다.
시범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적용으로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절차가 동시에 진행된다. 또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와 사업시행계획 통합 심의로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일반 정비사업에서 정비구역 지정까지는 5년 정도 걸리는데 신속통합기획을 통하면 2년 이내로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범아파트 재건축이 오랜 부침 끝에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그간 정체됐던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이 속속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