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임원인사] SK·LG는 재무통, 삼성·현대차는 기술통 두각
[4대그룹 임원인사] SK·LG는 재무통, 삼성·현대차는 기술통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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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축소···SK·LG는 경제위기 감안 재무 전문가 발탁
삼성·현대차는 미래 대비한 기술 전문가 대거 승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새해를 앞두고 4대 그룹의 임원 인사가 대다수 마무리 됐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을 대비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저마다 인재 중용의 초점을 달리 했다.

SK·LG그룹은 재무통 임원이 대거 승진하거나 유임됐다. SK·LG그룹과 대조적으로 삼성은 '기술' 위주의 승진자가 많았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LG그룹은 재무통 출신 최고경영자(CEO)와 현직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부분 승진시키거나 유임했다.

SK그룹의 이번 승진자 중 △이성형 SK CFO(사장) △윤풍영 SK C&C 사장 △박성하 SK스퀘어 대표 △김철중 SKIET 대표 △이호정 SK네트웍스 사장 등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린다. 이 외에 재무통인 장동현 SK 부회장이 유임됐다.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10월 CEO세미나에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CFO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SK그룹의 CFO 전진 배치는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LG그룹도 최근 재무통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번 인사에서 차동석 LG화학 CFO 부사장은 사장이 됐다. 차 사장은 회계, 금융, 세무 등에 다양한 재무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 CFO뿐 아니라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도 맡고 있다. 2019년 9월에 LG화학 CFO로 부임하며 인수합병(M&A) 사업 분할을 진행하면서도 재무건전성 등을 공고하게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부사장, 이남준 LG 재경팀장과 박지환 LG CNS CFO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또 최근 연속 적자를 보인 LG디스플레이의 정호영 사장이 유임됐다. 정 사장은 1984년 LG전자에 입사해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CEO와 CFO를 역임한 재무 전략 전문가로, 전략과 재무를 아우르는 그의 능력을 신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SK·LG그룹과 비교해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재무라인의 승진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유일하게 승진한 대표이사 1명이 재무 전문가다. 이규복 현대자동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 겸 차세대ERP혁신센터장(전무)은 현대글로비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규복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유럽 지역 판매법인장 및 미주 지역 생산법인 CFO를 역임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 20%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 해운·물류회사로, 중요성이 더욱 큰 곳이다. 

4대그룹에서 유독 삼성은 재무보다는 '기술'에 인사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남석우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등이 선임됐다. 남석우 사장은 반도체 공정 개발·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 개발을 주도했고, 송재혁 사장은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 메모리 사업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인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면서도, 반도체 생산량의 인위적 감산을 진행하지 않으며 내년 시설투자액도 줄이지 않겠다고 발표함에 따른 인사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과 관련해 '도전적 진출'을 이야기하면서, 삼성물산은 리스크 관리 재무전문가를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 사장 자리에 앉혔다. 미래전략실 전략2팀 출신인 강병일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해당 자리에 선임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로 중동의 사업 수주건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사비 미지급 등 위험이 산적한만큼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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