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전 회장 "산은 지방이전, 국가 손실 초래할 것"
이동걸 전 회장 "산은 지방이전, 국가 손실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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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서울시의회 토론회서 '이전 반대' 입장 밝혀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동걸 전 산업은행(산은) 회장은 "국책 금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산은의 부산이전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이 전 회장은 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정치금융기관이 돼선 안 된다"며 "산업은행을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특별시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시 더불어민주당 민생정책위원회, 서준오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주관하는 행사로 서울을 국제 금융중심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산은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과 금융당국은 이전 계획안을 마련,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연내 의결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회장 재직 시절부터 산은 지방이전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이 전 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산은이) 정책 철학을 상시 공유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멀리 떨어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산은은 시장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런던의 '시티 오브 런던'은 런던에서 가장 작은 행정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금융인 50만명이 모여 세계를 움직이는 금융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는 모든 금융기관이 한데 모여 집적효과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함께 모여 한편으로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고객에게는 가장 저렴하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산업은행은 고객인 기업은 물론 정부와도 상시소통을 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조선해운업과 국가 기반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유관기관, 금융기관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춰 신속한 금융지원을 실행하는 것이 산은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산은은 그 역할과 기능상 기업들이 있고 기업들이 찾아오기 좋은 곳, 금융인프라가 집중된 곳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또 "단순히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국책 금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그것은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한다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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