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를 일으킨 GS건설이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조직 개편을 통해 실추된 기업 평판을 회복하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섰다.
GS건설은 13일 기존 '6개 부문·9개 본부' 체제를 '10개 본부'로 통합 재편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GS건설의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 체제를 없애고 '본부' 조직만 남긴 것은 품질 문제 등 중요한 현안이 불거졌을 때 내부 소통, 의사 결정과 대응 속도 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또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 20여명을 물갈이하는 동시에 신임 상무 17명 중 4명을 40대의 젊은 인사로 파격 기용해 세대교체의 물꼬를 텄다. 아울러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건설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을 대거 임원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공사인 GS건설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32개 기둥 가운데 19개에서 철근이 빠졌고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83개 현장 전수 조사에서도 콘크리트 마감 작업 미흡 등 지적사항 251건이 발견됐다.
GS건설은 사고 10여일 후 발표한 공식 사과문에서 "그간 시공사로서 안전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자부해 온 입장에서 있을 수 없는 과오"라며 품질 문제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실 시공사'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실추된 이미지가 기업 역량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일례로 지난 7월 사고가 난 검단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자 신용평가사들은 재무적 부담보다도 장기적으로 부정적 평판에 의해 GS건설의 기업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국신용평가는 "붕괴 사고 이후 브랜드 인지도, 시공 역량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일정 수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관련 영향이 장기화하면 수주경쟁력 훼손이나 수주잔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지난 8월 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GS건설에 대한 최대 10개월 영업정지를 추진한 데 이어 경찰의 본사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GS건설은 한시바삐 조직 쇄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붕괴 사고로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도 GS건설을 압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인적 쇄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전사적 품질 향상을 통해 보다 안정화된 국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