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는' 유상증자 확대···개미들 '한숨' 깊어진다
'빚 갚는' 유상증자 확대···개미들 '한숨'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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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상환 유상증자 금액 3.8조···전년비 3배
CJ CGV 유증, 지분 희석 우려 18년 최저가
4분기 은행채 발행 재개···"자금조달, 유증 의존"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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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빚을 갚기 위해 유상증자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4분기부터는 은행채 발행 제한 폐지에 따라 '불황형 유상증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도 함께 쌓여갈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2일~10월16일)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한 유상증자 금액은 19조6824억원이다. 그 중 채무상환 목적의 유상증자는 3조8268억원으로 19.4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유사증자금액은 16조9545억원으로, 채무상환 목적의 유상증자는 1조3144억원(7.75%)에 불과했다. 

1년 전에 비해 채무상환 목적의 유상증자 금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전체 유증 증가액이 2조7279억원인데 채무상환 유증 금액이 2조521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분 대부분이 채무상환 때문에 발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빚갚기용 유상증자가 증가한 이유로 고금리 기조를 지목했다. 고금리가 지속되자 기업들이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껴, 상대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유상증자를 통해 이를 갚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유상증자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비보'가 될 수 있다. 

주식 시장이 호황이거나 신사업 추진 등 기업의 성장이 보탬일 될만한 목적의 유상증자는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채무상환의 목적이라면,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 

실제로 CJ CGV의 경우 지난 6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고, 그 중 3800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최종적으로 채무상환에 쓰이는 자금은 2253억원으로 줄긴 했으나, 지분 희석 등의 우려로 주가는 상장 18년만에 신저가를 기록했다.

4분기부터는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폐지하면서 우량 기업들조차 회사채 발행이 더욱 어려워져, 자금조달을 유상증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자금경색 사태로 인해 은행채로 자금이 몰리며 회사채 시장이 마비되자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제한한 바 있다.  이번 4분기부터 만기 도래분의 125%였던 은행채 발행 제한이 풀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저금리 상황에서는 기업이 선호하지 않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금조달 방안 중 하나"라며 "최근에 기업공개(IPO)시장이 좋아져서 비상장 회사는 IPO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상장사의 유상증자가 한동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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