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2분기부터 취약차주의 연체된 통신비에 대해서도 금융채무와 함께 조정해주기로 했다. 통신채무 상환 부담으로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서 금융채무와 통신채무를 동시에 조정하는 '금융-통신 통합채무조정'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통신채무가 연체되면 전화, 문자 등 통신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 구직활동 등의 경제활동에 많은 제약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통신채무를 금융채무보다 우선 상환하게 되는데, 통신채무가 연체된 상황이라면 경제 사정이 어려운 취약차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신복위는 3개월 이상 연체된 핸드폰기기비(서울보증보험 보증채무) 외 통신채무를 직접 조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통신채무를 갚기 어려운 신복위 이용자가 통신사에 직접 신청할 경우에만 5개월 분납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당국은 통신요금과 소액결제대금의 경우 신복위를 통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채무조정의 재기 지원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위는 과기부와 금융-통신 통합 채무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채무조정이 시행될 경우 신복위에서 금융채무와 통신채무를 한번에 조정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감안해 채무자가 성실히 상환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금융·통신채무가 조정된다.
금융-통신 통합 채무조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통신업계가 신복위 채무조정 협약에 가입해야 하는데, 현재 세부사항을 통신업계와 신복위가 협의 중이다.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소액결제사인 다날, KG모빌리언스 등이 1분기 중 협약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후 관련 규정 개정, 시스템 정비 등 준비절차를 거쳐 2분기 중 금융-통신 통합 채무조정을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