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뜯겼는데 3조 돌아왔다"···금융주 '신고가 행진' 정부發 수혜 '톡톡'
"3000억 뜯겼는데 3조 돌아왔다"···금융주 '신고가 행진' 정부發 수혜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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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低PBR주 찾기 '삼매경'
은행·보험주 강세···주요 금융지주, 2주 새 시총 4.6조 증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PBR이 낮은 기업을 집중 관리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PBR이 낮은 기업을 집중 관리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대통령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지주, 보험 등 금융주들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통상 주가의 등락폭이 크지 않고 서서히 오르거나 내려가는 흐름을 보이던 금융주인데, 최근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곳도 등장했다. 대표적 저평가 종목인 금융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KRX은행 지수는 748.06으로 전일(710.62)보다 5.27% 상승했다. 지난달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5일(643.27)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6.29% 올랐다.

KRX은행 지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종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일 기준 KB금융지주 종가는 6만1300원으로 전일 대비 상승폭이 8.3%를 기록했다. KB금융 주가가 6만원대까지 회복한 것은 지난해 1월 16일 6만원을 기록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도 전일보다 8.79% 오른 5만2000원에 마감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1월 30일 5만1200원을 기록한 이후 1년여 만에 5만원대 회복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일 4만2500원으로 전일보다 4.04% 상승했다.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해 1월 30일(4만3250원)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날 우리금융지주는 3.82% 오른 1만441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6월 10일(1만4750원) 이후 1년7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은행주뿐만 아니라 보험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일 KRX보험 지수는 1831.59로 전일(1709.55)보다 7.14% 올랐다. 1일 보험주 가운데 흥국화재는 상승률이 29.87%를 기록,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날 기준 한화손해보험(17.43%), 한화생명(10.54%), 삼성생명(9.67%), 삼성화재(9.66%) 등도 크게 상승했다.

최근 금융주 강세는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이다. 이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저평가 현상)' 해소를 목적으로,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은 저(低) PBR 기업에 대해 이사회가 기업가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한 후 대응전략을 수립하도록 집중 관리한다는 정부 방침이 담길 예정이다.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직접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혔는데, 이후 자산이나 현금 등이 많으면서 PBR이 낮은 금융주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1일 기준 은행과 보험업계 PBR은 0.43배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해당 기업의 순자산이 주당 몇 배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통상 PBR 배수가 1배 밑으로 떨어지면 저평가를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금융권 업황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 주가가 연일 오르는 것을 두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 외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 효과에 힘입은 저PBR주 상승의 수혜로 은행주가 지목되고 있다"며 "그간 높은 이익체력 및 수익성 유지에도 각종 규제, 낮은 배당 성향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으나 자본효율성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투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가가 연일 큰 폭으로 오르면서 덩치가 큰 주요 금융지주들의 시가총액 증가분도 수조원대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언이 나온 지난달 17일을 기준으로 이달 1일까지 KB금융지주의 시총은 4조6404억원(20조948억원→24조7352억원), 신한금융지주 시총은 3조510억원(18조7413억원→21조7923억원)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3조1282억원(12조743억원→15조2025억원), 우리금융지주는 1조4739억원(9조3617억원→10조8356억원) 늘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압박으로 은행들이 최근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비용을 집행해야 했는데, 10배에 달하는 3조원을 시총으로 돌려받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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