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박찬구 회장 이겼다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박찬구 회장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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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주총서 '자사주 소각' 등 주요 안건 모두 금호석화 승리
차파트너스, 이사회 독립성·주주권익 내세웠으나 동의 못 얻어
금호석유화학 (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금호석유화학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의 3차 경영권 분쟁 전환점이 될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박찬구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자기주식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에 대해 의결했다. 

이 가운데 △정관 일부 변경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경호 선임의 건 등은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건으로 모두 주주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자기주식 소각 안건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회사 측의 승리로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차파트너스는 박찬구 회장의 조카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권리를 위임받은 행동주의 펀드다. 차파트너스는 앞서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을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차파트너스는 이와 관련해 "이번에는 둘 간의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이사회 10석 가운데 1석만을 주주제안했고, 자사주 소각 또한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차파트너스가 박 전 상무의 권리를 위임받은 만큼 재계에서는 파악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은 "석유화학 산업 불황기에 따른 회사의 재무 건전성 약화에 대비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 및 신규 사업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나머지 50% 자기주식을 보유함으로써 향후 자본 조달의 여러 선택지를 마련하는 것이 중장기적 시각에서 기업가치에 더욱 부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상장협 자문위는 "금호석유화학은 3년간 기보유 자기주식의 50%인 보통주 262만4417주 소각, 잔여 50% 물량은 보유해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처분 또는 소각 예정이다"라며 "회사가 자기주식을 주주환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과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사회의 경영 판단 존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박 전 상무 측의 주주제안을 반대했다.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자사주 처분·소각 권한은 이사회에 있으며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함께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회사 측이 추천한 최도성 이사와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김경호 후보를 두고 주주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최도성 이사 선임의 건이 주주 76.1%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으며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김경호 후보는 23%가 찬성해 부결됐다. 

앞서 차파트너스 측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문제 삼으며 김경호 후보를 추천한 바 있다.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김 후보는 제이드케이파트너스 고문으로 재직 중이며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회사 측에서 재선임을 추진하는 최도성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은 한국임팩트금융 이사 출신으로 현재 한동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2021년부터 금호석유화학 이사를 맡고 있으며 2022년 12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금호석화 측은 "현 이사회는 독립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이사회 독립성에 대해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 회사 측은 기존 사내이사인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이사와 고영도 관리본부장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또 사외이사 중 이정미 사외이사를 재선임했고 양정원 KB증권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했다. 

배당금 보통주 1주당 2900원, 우선주 1주당 2950원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배당금 총액은 76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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