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부동산PF 손실 추정액 최대 5兆···수익·적정성 일제히 악화
저축銀, 부동산PF 손실 추정액 최대 5兆···수익·적정성 일제히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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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PF 손실인식 현황 세미나···익스포저 7.7兆
작년 5000억 순손실 '9년만 적자'···2兆대로 확대 추정
충당금 적립률도 2배↑···최대 3.3조 추가 적립 필요
서울의 한 아파트 건축 공사 현장.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건축 공사 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손실 추정액이 최대 5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이 50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가운데 PF시장 악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영향으로 올해 순손실 규모가 최대 2조원대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2일 저축은행업권에 대한 '부동산PF 손실인식 현황 및 추가손실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전망을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분석 대상인 국내 16개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기준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본PF 익스포저는 3조8000억원, 브릿지론의 경우 3조9000억원으로 분석했다.

나신평이 부동산PF 보유 국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최저 2조6000억원, 최대 4조8000억원의 추가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테스트에서 손실 규모는 PF 자산별 평균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시나리오 S1(경매낙찰가율 하위 40%) △시나리오 S2(경매낙찰가율 하위 30%) △시나리오 S3(경매낙찰가율 하위 25%)을 차등 적용해 산출했다. 시나리오 S1상에서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예산손실액은 2조6000억원, S2는 3조9000억원, S3는 4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예상 손실률은 본PF의 경우 10.4~15.3%, 브릿지론은 12.5~26.2%다.

PF 손실규모가 크게 불어날 것이란 계산이 나오면서 저축은행업권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PF 대손충당금 규모는 1조~3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부동산PF 추가 손실률은 본PF의 경우 2.7~7.6%, 브릿지론의 경우 5.9~19.7%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이 3조9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서 대규모 적자를 냈음에도 해당 충당금 규모가 PF 손실 예상액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게 나신평의 진단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본PF 및 브릿지론PF 충당금 적립액은 전체 익스포저의 약 7%에 불과했다.

김한울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크게 상승한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는데 만기연장, 저축은행업권 컨소시엄 자율협약 등으로 PF 부실인식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특히 브릿지론 사업장의 70% 이상이 이미 1회 이상 만기연장된 사업장으로,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잠재부실 우려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저축은행업권의 순손실 규모가 최대 2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미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PF 손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고금리 수신자금 관련 이자손익 감소 등으로 55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S1 시나리오 상에서 올해 저축은행업권의 순이익 추정치는 0원으로,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보다는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중금리 수준이 다소 낮아진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의 수신확보 경쟁이 줄면서 순이자마진이 회복되는 상황을 고려한 결과다. 

반면, S2 시나리오와 S3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1조3000억원,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신평 측은 부동산 호황기 부동산PF 대출을 집중적으로 늘린 중소형 저축은행의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손실흡수 여력)도 저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말 예상되는 저축은행업권 BIS자본비율은 S1 시나리오에서 14.4%, S2에서 13.2%, S3에서 12.3%다. 지난해 말 업권의 평균 BIS자본비율은 14.4%였다. S2와 S3 상황에서는 자본적정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1%는 대부분 상회할 전망이다.

다만, 나신평 측은 저축은행업권의 PF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체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이 여러 연착륙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고, 금융시스템의 핵심인 은행과 대형 보험사의 PF 익스포저가 총자산·자기자본 대비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신평은 설명했다. 또 일부 개별 저축은행의 PF부실 규모가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 규모 대비로는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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