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영등포구 여의도·양천구 목동·성동구 성수동 등 이른바 '압·여·목·성'으로 불리는 4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다.
서울시는 17일 제5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주요 재건축단지(강남·영등포·양천·성동) 총 4.57㎢ 구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은 △압구정동 아파트지구 24개 단지 △여의도동 아파트지구와 인근 16개 단지 △목동 택지개발지구 14개 단지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1∼4구역이다. 해당 구역은 오는 26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번 위원회 가결로 지정효력이 내년 4월 26일까지로 1년 더 연장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개발 예정지 인근의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허가구역 내에서는 주거·상업·공업 등 용도별로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취득할 때 사전에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일정 기간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할 의무가 발생하는데 주택이나 상가의 경우 최소 2년 이상 실거주 또는 실제 영업하는 실수요자에게만 취득을 허용한다. 임대 사업을 목적으로 상가를 매입하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자는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이거나 보유 주택을 1년 이내에 모두 팔아야 해서 사실상 무주택(예정)인 사람만 취득할 수 있다. 잔금 납부일도 3개월 내로 제한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5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 철도정비창 내 공공·민영주택과 국제·상업시설을 건설하기로 하면서 주변 이촌동과 한강로1·2·3가, 용산동3가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같은 해 6월에는 서울시가 잠실 일대 마이스(MICE) 개발사업과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이유로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강남 일대로 허가제가 확대됐다.
이듬해인 2021년 4월에는 압구정동, 여의도동, 목동, 성수동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 단지가 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시는 지난해 6월7일 도계위에서 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1년 연장했다. 이들 지역의 지정만료 기한은 오는 6월22일이다. 다만, 같은 해 11월15일 이들 지역 내 비아파트는 토지 거래 허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역 주민 등 일각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송파구는 비거래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직후인 지난해 11월23일 '아파트도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해제할 것을 즉각 재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시에 전달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양천갑)은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시장을 향해 목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는 "투기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구역 지정이 해제될 경우 투기 수요의 유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