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삼부토건 숨통 쥔 상상인그룹, 풋옵션 행사 '촉각'
임금 체불 삼부토건 숨통 쥔 상상인그룹, 풋옵션 행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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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299억원 CB 첫 풋옵션 행사 가능
삼부토건, 임금 체불 및 감사의견 한정 등 재무 악화
상상인증권 풋옵션 행사시, 삼부토건 상환 능력 無
(사진=상상인증권)
(사진=상상인증권)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상상인그룹이 최근 직원 임금 체불 등 재무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부토건의 숨통을 쥐게 됐다. 상상인그룹이 가진 삼부토건의 전환사채(CB)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가능 기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 왔기 때문이다. 

상상인그룹이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현재 삼부토건은 이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해 6월말 299억원 규모의 71회차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했다. 해당 CB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상상인그룹으로 지난해 6월 상상인저축은행이 120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80억원, 상상인증권이 99억원에 인수했다. 

CB의 만기는 2026년 6월30일으로 아직까지 기한이 꽤 남았지만, 풋옵션은 다음달인 5월 1일부터 가능해진다. 행사가격은 1296원이다.

CB는 빌려준 돈을 주식으로 계산해 돌려받을 수 있는데,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낮다면 CB 소유인는 풋옵션을 행사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삼부토건의 30일 종가는 1579원이며,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PF부실 등으로 주가가 계속 하락중이다.

통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최근 태영건설 등 건설업종의 워크아웃이 시작된 만큼, 상상인그룹 측이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상상인그룹이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삼부토건은 현금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이 지난해 말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61억원으로 299억원에 반절 수준에 그친다. 올해들어 직원 임금 체불 등도 이어지고 있어 재무 여력은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삼부토건은 2023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대해서도 이미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이 있다는 건, 향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해당 종목이 상장 폐지를 갈 가능성도 너무 높고  주식이 쓸모 없어질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풋옵션을 행사하는 게 통상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상상인그룹은 삼부토건의 최대주주인 디와이디를 고객사로 두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당장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지난 3일 삼부토건은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120억원 규모(777만8498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지분 2436만4377주(기존 1658만5879주+유증 777만8498주), 지분율 11.49%를 확보했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의 유상증자를 배정받기 위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120억원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디와이디가 보유한 삼부토건 주식 1000만주가 종목질권으로, 658만5879주는 계좌에 대한 질권으로 설정됐다.

앞서 상상인증권 등은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지분 8.85%를 700억원에 인수할 때도 삼부토건 1000만주를 담보로 100억원을 빌려준 바 있다.

상상인그룹의 자금이 디와이디와 삼부토건에 대한 자금조달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상상인그룹이 디와이디와 삼부토건 등에 자금을 투입하는 하는 만큼, 받게 되는 수수료도 늘어난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1분기 주식자본시장(ECM) 분야에서 업계 6위를 차지했다. 보통 20위권에 머물렀는데, 6위로 바짝 순위가 올라간 이유는 디와이디의 25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대표주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수율 순위에서는 1위로, 건당 수수율을 가장 높게 받은 증권사이기도 하다.   

상상인그룹 관계자는 "풋옵션 행사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다만 디와이디는 상상인그룹의 하나의 고객사 그 이상의 관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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