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이드] 마음만 먹으면 넷플릭스 끌어내릴 수 있는 OTT
[OTT가이드] 마음만 먹으면 넷플릭스 끌어내릴 수 있는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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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 자본력 업고 글로벌 영향력 확대
200여개국 서비스 중이나 콘텐츠 현지화 미흡
프라임 비디오는 전세계 200여개 국가에 서비스 중이지만, 정식 출시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한글 앱이 마련돼있지는 않다. (사진=프라임 비디오 캡쳐)
프라임 비디오는 전세계 200여개 국가에 서비스 중이지만, 정식 출시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한글 앱이 마련돼있지는 않다. (사진=프라임 비디오 캡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넷플릭스는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OTT 플랫폼이다. 프로야구를 앞세운 티빙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국내 OTT 시장의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가장 큰 화제성을 낳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안방인 미국으로 향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리에게는 가장 대표적인 OTT 플랫폼이 정작 미국에서는 점유율 1위를 지키지 못하겠다. 미국 스트리밍 정보 사이트인 저스트와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넷플릭스는 21%로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22%의 점유율을 차지한 프라임 비디오다.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보다 10년 늦은 2006년 처음 등장한 OTT 플랫폼으로 아마존닷컴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모기업을 등에 업은 만큼 프라임 비디오의 첫인상도 쿠팡과 시너지를 노린 쿠팡플레이처럼 커머스 사업과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 못지 않게 콘텐츠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이들은 2015년부터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으며 드라마 '잭 리처', '더 보이즈' 등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공개된 '폴아웃'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라임 비디오는 콘텐츠 경쟁력이 넷플릭스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막강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패럿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글로벌 점유율은 35.3%로 1위, 프라임 비디오는 8.6%로 2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는 2023년 연결기준 337억233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프라임비디오는 매출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아마존 실적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광고 부문 매출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광고 효과로 118억 달러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100억 달러 이내인 것으로 풀이된다. 

프라임 비디오는 2016년부터 전세계 200여개 국가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정식 출시가 아닌 앱 다운로드가 가능한 수준이다.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자막 설정을 한국어로 바꾸고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며 이 역시 모든 콘텐츠에 제공되지 않는다. 사실상 프라임 비디오를 가장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가는 아마존닷컴이 출시된 21개 국가에 한정돼있다.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드라마 '폴아웃'. (사진=프라임 비디오, IMDB)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드라마 '폴아웃'. (사진=프라임 비디오, IMDB)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닷컴과 함께 해야 하는 만큼 현지화에 장애가 있다. 그러나 만약 프라임 비디오가 넷플릭스처럼 '현지화'를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현재 프라임 비디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 있다. 

미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현지 플랫폼에 비하면 프라임 비디오는 미국과 일본, 인도,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처럼 온전히 현지화를 정착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가 가성비를 앞세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는 반면 프라임 비디오는 '이재, 곧 죽습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 기존 콘텐츠의 글로벌 판권을 구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프라임 비디오가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존닷컴의 시가총액은 1조8700억달러로 넷플릭스의 2460억달러보다 약 7.5배 가량 많다. 사업 영역이 많은 아마존닷컴과 산술적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작정하고 콘텐츠에 투자한다면 넷플릭스보다 돈을 더 쓰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즉 프라임 비디오는 마음만 먹으면 넷플릭스를 추월할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닷컴과 함꼐 가야 한다는 점은 이들에게 가장 큰 핸디캡이다. 또 아마존닷컴에서도 당장 프라임 비디오를 전면에 내세울 의지도 없어보인다. 이미 OTT 시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콘텐츠 수급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OTT 가입자 수도 정체되고 있어 섣불리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아마존닷컴은 애시당초 커머스 플랫폼의 부가서비스로 프라임 비디오를 내놓은 만큼 그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 이를 고려한다면 프라임 비디오는 자신의 역할을 200%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OTT 2위 사업자가 프라임 비디오인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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