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청 국장, 일본 성공요인 3가지 발표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투자 순환을 이루기 위해 가계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적 개혁이 있었다는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다."
호리모토 요시오(Yoshio Horimoto) 일본 금융청 국장은 28일 금융투자협회가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일본 밸류업 정책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1년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구호를 내걸고 2022년 6월 구체적 시행계획을 내놨다. 이후 일본의 대표적인 닛케이225 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최근 34년 전 버블 경제 때의 기록을 훌쩍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시행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배경이 됐다.
일본의 경우 가계자산 중 50%가 예금이나 보험 등 원금 보장형 자산이었다.
호리모토 국장은 "이를 투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가계 수요에 따라 적절한 수수료를 제시하면서 금융상품을 판매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며 "수수료체계를 개선하고 운용사들의 역량을 강화해 국민이 투자 결실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세제 인센티브, 금융교육 등 정책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점을 강조했다. 일본은 세제 확대 정책을 통해 비과세 연간 납입 한도액을 360만엔, 누적 1800만엔으로 기존보다 늘리고 기간도 무기한으로 늘렸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해외투자자에 대한 긴밀한 소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투자자와 소통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철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호리모토 국장은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은 꺼렸다.
대신 일본 전문가로 통하는 전은조 맥킨지앤컴퍼니 시니어파트너가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 방안에 대해서 발표했다.
전은조 파트너는 "한국은 공부를 안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한국이라서 받는 구조적인 디스카운트보다는 본원적인 기업 가치의 부족함"이라고 강하게 바판했다.
또 일본과 한국의 기본적인 출발점을 다름을 강조했다. 일본은 만성적인 디스플레이션이 문제였지만, 한국은 고금리, 고물가가 문제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통된 목표는 기업의 밸류업이기 때문에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이 자본효율성 제고를 비롯해 이익 지표와 정성적 지표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관투자자, 금융사 등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전 파트너는 "기관투자자는 피투자 기업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활동을 확대하고, 투자대상 기관의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며 "금융사는 투자은행(IB) 상품·서비스 전문화,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사업의 근원적 변화와 가계 금융자산 성격 진화 유도, 금융사 자체의 밸류업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좋다는 건 다 알지만, 결국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기업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