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원가율 91.5%' 건설업계 주름 펴질 날은?
[포커스] '원가율 91.5%' 건설업계 주름 펴질 날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분기 대형 건설사 평균 원가율 91.5%···레미콘·시멘트 매입 비용↑
수요 줄자 철근 가격은 하락···"공사 줄면 자잿값 다소 안정화할 것"
올해 1분기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 지난해 대비 22.8%, 20.6%씩 줄어
원가율 오르면 분양가도↑···집값 상승 기대감 줄어 시장 불황 지속
서울의 한 아파트 건축 공사 현장.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건축 공사 현장.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원재료 매입 부담이 자재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레미콘과 시멘트 매입 부담이 증가한 반면 철근 기준 가격 하락에 철근 매입 부담이 다소 줄었다. 향후 주택 착공 물량이 감소하며 기초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높은 원가율에 부동산 경기는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서울파이낸스가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9개사의 평균 매출 원가율은 91.5%였다. 원가율은 매출액 중 투입된 원가의 비율이다.

이들 건설사의 원가율은 2021년까지만 해도 평균 85%대였지만 이후 가파르게 오르며 2022년 89.7%로, 지난해 1분기는 90.8%를 기록하면서 첫 90%대를 돌파했다. 건설사들은 자재 구입 시기와 착공 계획, 인건비 등을 조절하여 원가율 관리를 하고 있다. 자재 매입 가격이 낮을수록 원가율 등의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론 1분기 기준 레미콘과 시멘트 매입 부담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멘트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이를 주재료로 만드는 레미콘의 가격도 같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레미콘은 전체 원재료 매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주요 기초자재다. 

1분기 레미콘 매입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다. 네 회사의 1분기 레미콘 매입 가격은 ㎥ 면적당 9만3700원으로, 지난해 대비 5.64% 오른 가격에 매입했다. 이어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이 9만2000원대에 매입했고, 포스코이앤씨만 8만9600원대에 레미콘을 매입했다.

시멘트의 경우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1분기 t당 11만2000원에 매입하며 가장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10만5000원 대비 6.7% 오른 가격이다. GS건설의 경우 시멘트업체들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같은 가격(t당 10만5000원)을 유지했고, SK에코플랜트가 1분기 t당 10만6000원에 매입하며 지난해 대비 7.07% 오른 가격에 매입했다.

반면 원재료 매입에서 13~15% 비율을 차지하는 철근의 경우 한때 t당 100만원을 훌쩍 넘었으나, 최근 고철값에 따라 기준가격이 하락하면서 건설사들의 매입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은 지난해 1분기에 철근 매입 가격으로 t당 95만3000원을 줬는데, 올해 1분기에는 t당 3.6% 줄어든 91만9000원을 지급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업황이 안 좋다 보니 원가율이 극적으로 좋아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건설사들이 현재 수주에 신중한 만큼 향후 공사 물량 자체가 줄어들면 기초자재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원가율 관리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가 조금이나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철근 생산량은 203만2000t으로, 지난해 동기(236만1000t)보다 13.9% 감소한 모습이다.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도 1분기 각각 1049만t, 1053만t으로, 같은 기간 각각 10.6%, 13.3%씩 줄었다. 기초자재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전국 주택 인허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8% 감소했고, 주택 착공도 같은 기간 20.6% 감소했다. 업계에선 특히 2분기 이후에는 이들 기초자재 생산량 감소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수요 위축이 워낙 큰 터라 원자재 가격 인상이 무한히 될 수는 없고 결국 제동이 걸릴 것 같다"며 "철근 가격 하락도 결국 지난해 수요가 2022년 대비 1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철근 유통 가격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높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구매하는 철근의 기준 가격도 좀 더 하락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들도 수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원가율이 오르면 결국 분양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분양가가 오르면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불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