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정기예금 중심으로 25조 급증···"규제 정상화 대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두달 연속 증가했다. 주택거래와 정책대출의 공급이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이 1109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원 늘었다. 이는 두달 연속 증가세다.
앞서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3월 당시 12개월 만에 감소 전환(-1조7000억원)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바 있다. 증가폭 역시 지난해 10월(6조7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70조7000억원)이 한달새 5조7000억원 늘었다. 올해 초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237조8000억원)도 3000억원 늘며, 두달 연속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거래 증가 등으로 자금수요가 지속됐고,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이차보전 방식으로 공급되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기타대출 또한 가정의 달 같은 계절적 자금 수요 등으로 전월에 이어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1291조6000억원) 잔액도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폭은 4월(11조9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이 중 대기업대출 잔액(268조원)은 한달새 1조1000억원 증가, 전월(6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배당금 지급 같은 계절요인 소멸 등에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평가다.
중소기업대출(1023조6000억원)은 한달새 5조8000억원 증가, 전월(5조4000억원)과 비슷한 규모의 증가폭을 보였다. 일부 은행들의 대출 영업 강화,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는 1조5000억원 순상환됐다. 연초 대규모 선발행과 계절요인 등에 따른 발행물량 축소 등으로 전월에 이어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CP·단기사채의 경우 우량물 중심으로 1조4000억원 순발행됐다.
한편, 지난달 말 은행 수신 잔액(2354조6000억원)은 한달새 25조원 증가했다.
해당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정기예금으로, 한달새 13조9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단계적 정상화 등에 대비한 일부 은행의 자금조달확대 등으로 상당폭 증가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45조원이나 급감했던 수시입출식예금은 5월 들어 1조2000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가계의 계절적 자금수요에 따른 예금인출 등에도 기업과 지자체의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7조6000억원 증가하며,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 중 머니마켓펀드(MMF)는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펀드는 3조5000억원, 기타펀드는 5조8000억원씩 늘어나는 등 유입세가 지속됐다. 주식형펀드는 1조4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