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침묵 속 맹렬히 가속···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시승기] 침묵 속 맹렬히 가속···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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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456KM 주행 가능···0→100km/h 4.6초에 끝내
감속 페달 아닌 패들 당겨 회생제동 거는 신기술 제공
캐딜락 대형 전기 SUV 리릭 (사진=캐딜락)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이 최근 국내에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리릭'을 출시했다. 캐딜락 역사상 첫 전기차인 이 차는 GM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에 고밀도 리튬이온 배터리와 고성능 듀얼모터 시스템을 달아 재빠른 가속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2일 서울과 경기 포천을 오가며 신차를 시승했다.

리릭의 토대가 되는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은 2020년 초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앞뒤 길이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모듈형으로 개발돼 리릭과 같은 대형 전기 SUV는 물론, GMC 허머 EV처럼 초대형 전기 픽업트럭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당연히 배터리 용량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캐딜락에 따르면 50kWh(킬로와트시)의 저용량 배터리부터 200kWh에 이르는 대용량 배터리까지 탑재 가능하다. 리릭에 들어간 배터리의 용량은 102kWh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465km(킬로미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적당한 수준이다. 급속 충전 속도는 최대 190kW(킬로와트)로, 캐딜락 측은 "10분 충전 시 120km를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는 전후륜에 각각 하나씩 장착됐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500마력, 최대토크는 62.2kg.m(킬로그램미터)다. 강한 힘을 품은 만큼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4.6초에 끝낸다. 5m(미터)에 이르는 길이와 3t(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고려하면 매우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가속 페달을 꾹 밟아보니 계기판이 금세 세 자릿수를 띄웠다. 심장박동 수가 느껴질 만큼 매섭게 나갔다. 잘 나가는 만큼 제동도 강력했다. 감속 페달에 힘을 주자 박진감 넘쳤던 분위기가 순간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앞코가 고꾸라질 법한 급감속에도 차체 전체가 고르게 가라앉았다. 굽잇길을 돌아나갈 때는 속도를 살짝 줄였다. 몸집이 크고 무겁다 보니 차체가 진행 방향 반대 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발생해서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편이었고, 풍절음 등 각종 소음의 실내 유입은 크지 않았다.

캐딜락 리릭 1열(왼쪽)과 2열 (사진=캐딜락)
캐딜락 리릭 1열(왼쪽)과 2열 (사진=캐딜락)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은 끄기·켜기·높음 등 3단계로 설정 가능했다. 끄기로 두면 내연차와 비슷한 주행감을, 켜기에서는 일반적인 전기차 수준의 회생제동을 느낄 수 있었다. 높음을 택하니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강한 제동이 걸렸다. 때때로 운전대 왼쪽 뒤편에 있는 압력 감지 패들을 당겨 회생제동을 걸기도 했는데, 감속 페달을 밟지 않고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손에 익기 전까지는 어색할 듯하나, 터득하고 나면 브레이크 패드를 오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딜락에서는 이 기능을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라고 부른다. 앉은 자세는 SUV답게 높았고, 덕분에 시야도 넓었다.

주차는 보기보다 쉬웠다. 대시보드 위에 자리 잡은 3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서라운드 뷰 모니터를 지원해서다. 화질도 깨끗했다. 내장형 내비게이션은 없었다. 캐딜락 관계자는 "스마트폰 연동 기능인 애플 카플레이 또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한 뒤 티맵 등 국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은 넓었고, 2열도 광활해 편히 앉을 수 있었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793ℓ(리터)고,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1772ℓ로 확장된다. 외관은 1960년대 캐딜락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판매 가격은 1억696만원이다. 값이 비싼 만큼 전기차 보조금은 받을 수 없다. 캐딜락은 판매 촉진을 위해 견적 상담을 완료한 소비자 가운데 6명을 추첨, 리릭 1개월 시승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 강남 소재 복합문화공간 '더 하우스 오브 GM'에서는 실차를 전시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도열해 있는 캐딜락 리릭 (사진=캐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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