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잘한 은행···'홍콩ELS' 충격 딛고 2분기 실적 '장밋빛' 전망
대출 잘한 은행···'홍콩ELS' 충격 딛고 2분기 실적 '장밋빛' 전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8.7조 추정
대출 성장 '훨훨'···전사적 비용감축 '주효'
H지수 상승에 '안도'···ELS 배상액 이익으로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1분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금융지주사들이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 전망이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전사적인 비용 감축에 나섰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5041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4조2813억원) 대비 5.2% 증가한 규모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이 2분기 1조4488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1조4991억원)와 비교하면 3.4% 줄어든 규모지만 4대 금융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홍콩ELS 배상액이 가장 많았던 KB금융은 1분기 '라이벌'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바 있다.

KB금융 외 3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분기 1조2383억원에서 올해 2분기 1조2973억원으로 4.8%,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9187억원에서 9516억원으로 3.6%, 우리금융은 6252억원에서 8064억원으로 28.9%의 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합계 순이익 전망치는 8조7327억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상반기(9조1939억원)와 견줘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분기 대거 적립했던 일회성비용 홍콩ELS 배상액(충당부채)을 제외할 경우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역대 최대치인 10조561억원 수준으로 오른다.

4대 금융이 상반기에 순이익 10조원을 달성한 사례는 없다. 그만큼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탄탄한 이익 체력으로 견고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2분기 양호한 실적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다. 올해 1분기 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68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21조9000억원) 대비로는 10.4%, 전분기(668조3000억원)와 비교해서는 2.8% 각각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매월 5조원 이상의 기업대출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경영 효율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영업이익 대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영업이익경비율(CIR)'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4대 금융의 평균 CIR은 2021년 47.2%, 2022년 45.5%, 2023년 41.6%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1분기에는 37.7%를 기록, 전년 동기(38.0%) 대비 0.3%p(포인트) 줄었다. CIR이 낮을수록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2분기 들어 홍콩H지수가 상승하면서, 앞서 대거 적립했던 홍콩ELS 충당부채의 환입 효과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은행들은 홍콩ELS 관련, 연간 손실이 예상되는 금액을 모두 1분기 영업외손실(충당부채)로 반영한 바 있다. 만약 홍콩H지수가 올라 투자자들의 손실이 줄거나 발생하지 않을 경우 손실 예상액으로 미리 쌓아둔 돈은 다시 이익으로 환입된다.

그룹별로 보면 △KB금융 8620억원 △신한금융 2740억원 △하나금융 1799억원 △우리금융 75억원 등을 홍콩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로 쌓았다. 충당금을 가장 많이 쌓은 KB금융의 환입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분기 리딩뱅크 탈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5월 은행 대출성장률이 양호하고 2분기 순이자마진(NIM) 하락폭도 그다지 크지 않은데다 홍콩 ELS 충당금 환입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은행별 (홍콩ELS 충당부채) 환입 규모는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민은행은 1000억원 미만, 우리은행은 10억원대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추산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