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밸류업 훈풍에 2분기 실적 기대감···체급별 '양극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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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회복 지연에 하반기에도 PF 충당금 부담 존재"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기업들이 실적 시즌을 맞이한 가운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내싱(PF)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증권사 규모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주요증권사 6곳(메리츠·한국금융지주·NH·키움·삼성·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 총합은 2조559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동기(1조7740억원) 대비 15.89%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호재에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255억원으로 22.4% 증가하며 11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7% 상승한 368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의 당기순이익도 40.1% 증가한 1989억원을 기록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브로커리지 수익과 시중금리 하락에 힘입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부동산PF 업황 개선과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수익률(ROE)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부동산PF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사들은 각각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해 왔지만, 금융당국이 추가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증권 3개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SK증권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A', 'A2+'에서 'A-','A2'로 각각 떨어졌다. 하나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의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해외 대체투자와 국내 부동산PF 부문의 실적악화로 인해 경상적 수익성이 저하되고, 추가적인 대손비용 발생가능성이 상존하다는 게 이유였다. 한국기업평가도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SK증권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낮췄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부동산PF 및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질적으로 경·공매가 6월부터 본격화됐고 은행·보험권의 신디케이트론 조성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도 관련 충당금 부담은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 및 대손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한다"며 "PF 사업성 재평가를 통해 상각·매각 등 신속한 처분을 유도하고 있지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단기간 내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간 사업을 확장한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PF 환경 저하로 인해 수익창출력이 크게 훼손됐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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