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여전히 견조, 노선 다변화 추진으로 반등 가능성 있어"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전통적인 비수기에 따른 운임하락과 대내외적 환경에 의한 비용증가가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낀 3분기로 접어들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2분기 매출액 4279억원, 영업손실 95억원을 거뒀다. 제주항공은 "전년 대비 매출액은 15.7% 증가했지만, 운임하락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한 비용증가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은 매출액 2354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8.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6.7% 감소한 수치다. 환율변동에 따른 비용증가가 실적 하락 원인이라는 것이 에어부산의 설명이다.
진에어는 올 2분기 전년 대비 94.9% 감소한 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19% 늘어난 30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진에어는 운임하락 및 환율변동 여파가 감소세로 이어졌다고 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티웨이항공도 상술한 경쟁사들과 비슷한 이유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3373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74.5% 감소한 51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수송량 증가에 따라 매출액은 늘었으나, 운임하락과 환율변동에 의한 비용증가가 성장을 억제했다. 환율의 경우 올 2분기 1371원을 기록, 전년 대비 약 60원 올랐다. LCC를 포함한 항공사는 항공기 임차료, 유류비 등을 달러로 지출하기 때문에 고환율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증가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에 의해 3분기 비용증가 폭이 1·2분기 대비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본다. 수요도 증가세라서 실적 업턴을 기대한다"고 분석한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비용증가 추이를 예상해 볼 필요가 있다. 2분기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비용증가는 있을 수 있으나, 항공유가가 하락추세에 들어섰고, 수요도 여전히 꺾이지 않았기에 반등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노선 다변화 역시 추진하고 있어 탑승률이 제고되면 수익성 측면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발리·바탐 취항을 통한 노선 다각화와 함께 내달부터 인천~가고시마 노선 주 3회 운항을 앞두고 있다. 에어부산은 수요 회복세에 돌입한 중국 노선과 신규 노선 취항을 통해 3분기 실적 상승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진에어는 인천~다카마쓰, 인천~필리핀 보홀 신규 취항 등 네트워크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장거리 노선 탑승률을 높이는 데 역량을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