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제약사, 의료계 파업 속 상반된 실적···"신약개발 비중 높여야"
5대 제약사, 의료계 파업 속 상반된 실적···"신약개발 비중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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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자체 개발 개량·복합신약들의 매출 증가
대웅제약, 톡신 수출 증가 및 펙수클루 매출 상승
GC녹십자, 알리글로 마케팅 비용으로 실적 하락
종근당, 케이캡 계약 종료 펙수클루 하반기 반영
유한양행, R&D 비용과 광고비 증가로 영업익 하락
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GC녹십자·유한양행 본사 (사진=각 사)
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GC녹십자·유한양행 본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내 5대 제약사가 상반기 엇갈린 성적을 기록했다. 의료계 파업 속 걱정했던 것보단 잘 막아냈지만 대부분이 실적 하락을 면하지 못했다. 이중 신약의 비중을 높인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고 GC녹십자, 종근당,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이에 신약 연구개발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연결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이 78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4.8% 늘어난 1348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이 같은 호실적을 받은 이유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자체 개발 개량·복합신약들의 매출 성장으로 순이익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2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511억원을 기록했고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2분기 3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의 미국 FDA 승인 후 임상 1상을 시작한 바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고, 표적 항암제를 넘어 면역 항암제 개발에 대한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지주사의 경영권 싸움 속에서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거버넌스 이슈 속에서도 본업은 순항 중이지만 비만 신약은 경쟁력 있는 임상 결과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버넌스 이슈에 가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6221억원, 영업이익 8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20.4%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에볼루스의 매출 호조로 톡신 수출 성장, 종근당과 함께한 '펙수클루' 매출이 늘어난 점을 호실적의 원인으로 봤다. 또 도입 상품인 당뇨 치료제 '포시가' 계약이 종료됐으나 당뇨 치료제 '엔블로' 등이 ETC 사업부 역성장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고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2분기 매출은 531억원을 기록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3대 혁신 신약의 매출이 올해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GC녹십자와 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GC녹십자는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매출 77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73.9% 줄었다.

GC녹십자의 실적 감소는 국산 신약이 8번째로 FDA에 승인을 받은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 미국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및 고정 비용과 알리글로를 미국 시장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서 판매하던 혈액제제 물량을 조절한 영향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알리글로의 매출이 더해지면 매출과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보험사 처방집 등재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하반기 미국 사보험 시장 80% 커버리지(현재 50% 수준 예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부터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동사의 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7384억원, 영업이익 5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25% 줄었다.

종근당은 전년 동기 301억원 판매된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부재와 한국MSD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약가 인하 등이 매출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캡은 지난해 같은 기간 종근당 전체 매출액 7.7%를 차지한 품목이다.

종근당은 케이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펙스클루' 공동 판매 계약을 맺고 지난 6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2분기까지 65억원을 기록한 펙스클루 매출은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국내 제약사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이번 상반기 실적은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219억원으로 50.1% 줄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상업화 생산 물량 증가에 따라 해외사업부 매출이 성장했지만 의사 파업 영향으로 약품사업부 매출은 소폭 감소했고 기술 도입과 위탁 연구 등 R&D 비용 증가, 광고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미국 FDA 허가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반된 실적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료계 파업 속에서 걱정했던 것에 비해 2분기 실적이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 같다. 입원과 수술을 축소하는 상황이라 마취제·수액제 등 원내 의약품 처방이 감소하고 있어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실적들을 보면 신약의 비중이 높은 곳들의 영업익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연구개발에 비용을 더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생각할 때 더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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