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22일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이상거래 상시감시 업무 수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9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에 부여된 의무인 이상거래 상시감시 업무와 관련, 가동현황을 시찰하고 5대 원화거래소와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현장점검은 국내 거래소 점유율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와 빗썸에서 우선 진행됐다.
당국은 각 가상자산거래소가 가상자산법 및 업계의 자율규제인 '이상거래 상시감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시 감시 조직 운영 △이상거래 분석시스템 운영 △적출된 이상거래에 대한 조치·심리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현장점검 결과 각 거래소는 가상자산거래 기초데이터를 분석해 주요 변수가 임계치를 초과하는 경우 이상거래를 감지, 적출되도록 자체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향후 나타나는 이상거래 변화 등에 대한 자체점검 및 보완 시스템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상거래 종목에 대한 이용자 유의사항 공지 및 거래주의·유의 종목 지정 △이상거래 행위자에 대한 매매·주문 제한 및 거래정지 등 단계적인 사전조치 기준은 마련하고 있었으나, 문제가 되는 종목 및 행위자에 대해 해당 조치기준이 적시에 발동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또 각 거래소는 법 시행 이후 발생한 이상거래 건들을 적출해 심리를 진행 중이었으나, 심리내용의 충실성 및 구체성 등에 대해선 향후 지속적인 점검·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현장점검 이후 진행된 5대 원화거래소 간담회에선 최근 불공정거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당국과 가상자산거래소가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신규 상장되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거래지원일에 일시적인 시세 급등 현상(상장빔)이 지속 발생,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각 거래소는 신규 거래지원 종목에 대한 물량 유통현황 파악, 주요 매수·매도 계정 관련 이상거래 특이사항 분석, 시세 상승을 주도적으로 관여한 세력 존재 여부 등을 보다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최근 일부 거래소에서 신규 상장 코인의 거래지원 개시 시점에 맞춰 해당 코인을 지급하는 형태의 이벤트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는데, 이런 이벤트 도입 취지와 다르게 이용자들이 불건전한 방식으로 매매주문을 반복하는 등 악용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거래소들은 각종 고객지원 이벤트들이 시장거래 질서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점검을 통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은 하나의 자산이 다수의 거래소에 교차 상장되는 점, 자본시장과 달리 공시 정보가 부족한 점, 폐장 없이 24시간 실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점 등으로 인해 급격한 가격변동 및 시장 질서 교란에 취약하다"면서 "거래소들이 외형적인 이상거래 심리 및 통보 의무 준수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래소 관계자들에게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거래지원 단계에서부터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시장 질서 유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거래소 담당자들은 시장 질서를 왜곡할 수 있는 이벤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간 이상거래 대응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당국은 가상자산 이상거래 정보 등에 대한 공유 및 공동 대응이 가능하도록 5대 원화거래소 및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등과 함께 핫라인을 구축해 운영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