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 맞춤 '갤럭시 AI' 눈길···시장 선점 총력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AI'로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후발주자가 될 애플이 AI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이 '온디바이스 AI 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은 오는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6과 애플워치 신제품을 공개하는 'It's Glowtime' 이벤트를 연다. 이날 행사는 애플 유튜브 채널과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시청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이폰16 시리즈와 애플워치10, 에어팟 등 애플의 차세대 디바이스들이 공개된다. 여기에 iOS18 업데이트와 함께 적용되는 애플지능(Apple Intelligence)도 공개될 예정이다. 폰아레나는 애플이 공개한 '글로우타임(Glowtime)' 로고가 애플지능의 색 구성과 유사하다며 이번 행사가 애플지능을 소개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한 '애플지능 프리뷰'를 살펴보면 △강의·회의 요약 △글쓰기 보정 △이미지 생성 등 '갤럭시 AI'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여기에 애플의 음성 AI 비서인 '시리(Siri)'를 업그레이드하는 점은 눈에 띈다.
애플은 시리에 대해 "새로운 디자인과 더 풍부해진 언어 이해 역량, '타이핑으로 시리 사용'을 통해 시리와 소통이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라며 "당신의 개인적 맥락에 대한 이해력, 하나의 앱에서는 물론 여러 앱을 넘나들며 각종 동작을 수행하는 실행력, 기기의 기능과 설정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지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아이폰16은 이전과 같이 아이폰16, 아이폰16 플러스, 아이폰16 프로, 아이폰16 프로맥스 등 4개 모델로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6과 아이폰16 플러스에 A18 바이오닉 칩이, 아이폰16 프로와 아이폰16 프로맥스 모델에는 A18 프로 칩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칩은 모두 3나노 공정에서 만들어졌다.
애플이 자체 온디바이스 AI로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당장 AI 기능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애플이 당장 9일 공개하는 아이폰16 모델에서는 AI 기능을 사전 탑재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단계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폰아레나는 애플의 AI 업데이트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이 같은 전략을 취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은 온디바이스 AI 성능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초 갤럭시S24를 통해 '갤럭시 AI'를 공개했다. 갤럭시S24는 1분기에만 135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문의 1분기와 2분기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7월 출시한 갤럭시Z플립6과 Z폴드6에는 업그레이드 된 '갤럭시 AI'가 탑재됐다. AI 기반 실시간 통역 기능은 폴더블 폼팩터에 걸맞게 편의성이 강화됐고 사진·영상 편집도 AI가 적용돼 자유도를 더 높였다. 여기에 '글쓰기' 기능은 SNS나 문자 전송에 적절한 문장을 제시해 편의성을 더했다.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은 전작 대비 가격이 다소 상승한 탓에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를 기록하진 못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사전판매 당시 20·30대의 폴더블폰 구매 비중이 50%를 넘겼다며 이를 고무적인 성과로 꼽았다. 전작은 20·30대 구매 비중이 43%였다.
여기에 파리 올림픽 마케팅 성과가 반영되기 전인 만큼 판매량이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개막에 맞춰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증정했다. 선수단의 셀피 촬영과 함께 '갤럭시 AI'의 통역 기능도 올림픽 현장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양사의 온디바이스 AI 경쟁은 4분기 점유율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매년 9월 중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만큼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이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1위에 올라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이 23%로 1위, 삼성전자가 16%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업그레이드 된 '갤럭시 AI'와 파리 올림픽 효과가 더해져 4분기 점유율 격차가 다소 좁혀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당장 아이폰16에 애플지능을 선보이지 않더라도 판매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파리 올림픽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만큼 이 효과가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