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이승열 하나은행장, 퇴직연금 '명가'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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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6분기 연속 적립금 증가율 1위 달성
'퇴직연금 현물이전제' 앞두고 영업력 강화
지난 9일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세미나에 참석한 퇴직연금 기업 담당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하나은행이 4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퇴직연금 전문 조직을 꾸리는 등 영업력 강화에 나선 하나은행은 지난해 초 이승열 행장 취임 후 6개 분기 연속 적립금 증가율 1위를 놓치지 않았다.

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비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에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퇴직연금(DB·DC·개인형IRP) 적립금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적립금 규모면에서도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 5개 분기에서 1위를 달성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6조1297억원으로, 이 행장 취임 직전인 2022년 말(27조2638억원) 대비 8조865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31조5149억→38조9360억원(7조4211억원↑) △신한은행 35조176억→42조2031억원(7조1855억원↑) △우리은행 20조4155억→24조6650억원(4조2495억원↑) 등과 비교해보면 증가 규모가 다른 은행들 대비 1조원 이상 많다.

최근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서 나온 성과란 점에서 하나은행의 영업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각종 대출규제 등으로 이자수익 성장 한계에 부딪힌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을 크게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총 거래규모가 4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정부가 안정적인 노후보장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도 은행들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장 흐름을 빠르게 포착한 하나은행은 일찍이 퇴직연금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 등 영업력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연금사업본부 조직을 연금사업단으로 격상시키고 은행 내 연금사업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조영순 연금사업본부장을 부행장으로 승진, 연금사업단을 맡겨 적절하게 인재를 중용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DB사업장의 적립금 운용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 팀도 운영하고 있다.

연금자산을 전문으로 관리해주는 '연금 더 드림 라운지'를 은행권에서 처음 선보이면서 연금 VIP 고객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연금 더 드림 라운지를 지난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5개 영업점에 이어 올해 초 여의도, 지난달 분당에 추가 개설하면서 영업채널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던 하나은행은 올해 4월 원금은 보장되면서 매월 이자금액을 재투자할 수 있는 특화상품 '원리금보장형 월 지급식 기타파생결합사채(DLB)'를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퇴직연금 고객 유치 성공비결로 꼽힌다. 하나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DC형 수익률은 △원리금비보장상품 14.83% △원리금보장상품 3.85%를 기록,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시중은행 1위를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로 하나은행은 올해 6월 열린 고용노동부 주관 '퇴직연금 성과점검 및 우수사례 확산 간담회'에 은행 대표 사업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측은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상품에 대한 위험관리 및 성과평가를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고 그 결과를 가입자에게 제공해 상품 선택권을 적극 보장하는 한편, 상품 선정과 관련된 조직·역할·규정 등 조직을 정비, 구조적으로 좋은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성과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고객 연금자산을 보다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퇴직연금을 쉽게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현물이전제'가 시행, 금융권 내 퇴직연금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연금 더 드림 라운지 채널을 확대하는 등 영업력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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