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정부의 과도한 가계대출 옥죄기 규제로 실수요자와 은행 영업현장에 혼선을 야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에 관련해 조금 더 세밀하게 입장을 내지 못한 부분으로 인해 국민들과 은행 창구에 여러가지 불편함과 어려움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가계부채 관련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계대출 엄정 관리에 대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고 각 은행의 영업계획이나 포트폴리오 운영과 관련, 적절하게 자율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경영 목표치를 초과하는 가계대출을 내준 은행에 대해 내년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줄이는 식의 고강도 규제를 적용할지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어떠한 수단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10월, 11월 가계대출 흐름을 봐야 할 것 같고 구체적으로 다음 DSR 정책을 어떻게 할지, 또 은행권의 고위험 자산 여신 관리와 관련해 추가적 입장이 있을지 지금 단언하기 어렵다"며 "9월부터 가동한 2단계 스트레스 DSR과 같은 정책효과와 은행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심사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급격한 가격 상승 기대감에 편승해 자산을 운용하는 것은 은행과 소비자 모두에게 상당히 위험하다"면서 "(간담회에서) 대출절벽이 생기면 안되기에 일률적으로 대출을 운영하기보다 월(月)단위가 됐든 스케줄을 갖고 좀 더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보호 방안과 관련해선 "각 은행들의 포트폴리오 관리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여신심사 등에 대해 적정한 기준을 세워 논의를 하되 일부 그레이존(회색지대)에 있어 판단이 어려운 부분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책대출 관리 방향을 두고 부처 내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9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책대출이 집값을 끌어올린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고 대상을 축소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반면, 이날 이 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정책성 대출 관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실제 올해 7월까지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의 70% 이상을 디딤돌·버팀목대출 등 정책성 대출이 차지해 정부가 오히려 가계부채를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관련해 이 원장은 "최근 국토부 등에서도 정책자금과 민간자금 금리 차이가 과다할 경우 금리를 일부 조정해 운영한다고 했고, 그런 운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책자금대출 증가 포션이 줄어들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국토부 장관께서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책금융 포션과 민간금융 포션을 합치면 전체 국가 가계부채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한 추이를 같이 볼 예정"이라며 "국토부 장관과 우리 기조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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