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號, 글로벌시장 공략 위한 '퍼스트무버' 미래전략 가속화
정의선號, 글로벌시장 공략 위한 '퍼스트무버' 미래전략 가속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도 IPO, 최대 4조5000억원 조달···현지 재투자
美 HMGMA 본격 가동 앞둬···웨이모·GM과 협업
유럽·동남아선 친환경차 보급 확대···주도권 경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월 인도를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그룹이 이달 말 인도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한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신공장을 가동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차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해 세계적 자율주행업체 웨이모와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전개한다. 제너럴모터스(GM)와는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 유럽·동남아에서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정의선 회장의 미래전략 '퍼스트무버(선도자)'가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190억달러(약 25조6000억원)로 보고 22일 전체 지분의 17.5%를 공개해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할 예정이다.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 심사에 따라 이 같은 규모가 확정되면 그룹은 인도생명보험공사(LIC)가 2022년 기록한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공모액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넘어서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확보한 자금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시장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쓴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생산 역량 강화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이다.

특히 생산 역량을 강화해 인도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생산한 차를 중동, 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글로벌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 물량은 지난해 기준 16만3675대로, 첫 수출을 개시한 1999년 20대 대비 81만8275%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4월 인도 현지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도 권역이 글로벌 수출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달 말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첫 생산 차종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5고, 올 11월 로스앤젤레스오토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할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도 만들 예정이다. 참고로 HMGMA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룹은 이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HMGMA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MA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5 완전자율주행택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MA에서 만든 아이오닉5를 현지 자율주행업체 웨이모에 공급, 완전자율주행택시 서비스도 전개한다. 양사는 내년 말 자율주행 아이오닉5 시범 주행을 실시한 뒤, 수년 내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이오닉5는 도로 안전 개선을 목표로 한 웨이모의 혁신적 기술을 적용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차량"이라면서 "HMGMA는 적기 공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언급했다.

현지 완성차 업체 GM과는 생산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다양한 라인업 확보를 위해 승용·상용차, 내연기관, 전기·수소기술 공동개발 및 생산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협업 내용은 발전시켜 나가는 중이라는 게 장재훈 현대차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대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성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유럽과 동남아에서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먼저 유럽에서는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성장 동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투싼 하이브리드 등 SUV 하이브리드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을 보완하고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소형 전기 SUV EV3를 올 하반기 해외 최초로 유럽 시장에 선보이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 기아는 14일 열리는 파리모터쇼에서 EV3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앞세워 경상용차(LCV) 시장에도 진출한다.

동남아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에서는 7월 업계 최초로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간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그룹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동남아 전체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동남아 전기차 제조 허브로 급부상 중인 태국에서도 배터리·전기차 생산공장 설립에 나섰다. 완공 시점은 내후년이다. 세계적 혁신국가 싱가포르에서는 아이오닉5·6를 현지 생산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기준 판매량은 15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늘었다. 그룹 측은 "단순히 차량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충전 기반시설 구축에도 집중해 동남아 대표 친환경차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로 글로벌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주문한 정 회장의 뜻에 따라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여념이 없는 한 앞으로도 퍼스트무버 도약을 위한 여러 혁신이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현지서 생산한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