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통화긴축에도 추가 인하 '신중'···금융안정 확인 필요 (종합)
막 내린 통화긴축에도 추가 인하 '신중'···금융안정 확인 필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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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3.5→3.25%로 0.25%p 인하
6명 중 5명 3개월내 동결···"인하속도 신중히"
점진적 속도에 방점···"다음 인하는 내년 1분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불필요하게 긴축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금융안정을 확인하기에 충분치 않은 만큼, (금리 인하를)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하와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답변한 내용이다.

이번 인하는 어디까지나 긴축을 유지할 근거가 없었을 뿐이며, 시장에 미칠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향후 3개월내 정책 전망을 통해 당분간 금리가 동결될 것을 시사하는 등 시장내 추가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다.

11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2020년 5월(0.75→0.5%) 이후 4년 5개월 만의 금리 인하로,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한다.

시장에서 금리인하를 예상한 이유는 인하 조건이 대부분 충족되면서다. 그간 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로 작용한 물가상승률이 9월 기준 1.6%로 목표치(2%)를 크게 밑돌았으며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50bp 금리 인하) 이후 주요국 대부분이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 우려 역시 영향을 미쳤다. 전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경기·물가 상황에 맞춰서 금리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금리인하가 생각보다 더 지연됐다"고 한은의 통화정책을 직접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한은 금통위 역시 통방문을 통해 8월 금통위 시점과 비교해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을 시사했으며, 이 때문에 시장에선 10월 인하를 넘어 추가 인하 시점에 좀 더 주목하고 있었다.

다만 단기적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한은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통방문 내에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거나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내년 1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를 한번 작게 내려서,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고 그 다음에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해당 전망에 어떠한 함의도 없다. 경기지표나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썬 11월을 포함해 3개월간은 금리 동결이 적합하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안정 측면의 경계심도 유지됐다. 이 총재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등의 오름세가 상당폭 축소됐다"고 평가했지만, "9월까지의 지표만으론 금융안정을 단언하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금리인하가 가계부채와 집값 등을 자극할 가능성도 경계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가격, 기대 심리를 통해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런 영향이 너무 크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면서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한은 금통위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불균형에 대한 경계심을 피력했으며, 짧은 일정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11월 연속 인하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시장에선 향후 금융불균형이 확대될 여지가 적은 데다, 내수부진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늦어도 내년 1분기 경에는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에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있고, 11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의 둔화도 유력하다"며 "국제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물가도 2% 내외 흐름을 보일 것이다. 11월 인하 기대는 소멸했지만, 내년 1분기 중 인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안정으로 실질금리 조정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당분간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복수의 추가 인하를 암시한 셈"이라며 "두번째 인하 시점은 내년 2월로 예상한다. 나아가 3분기 중 한차례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는 안정 사이클의 진입을 인정한 반면, 내수는 전망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며 "금리인하로 인한 금융안정 자극 정도는 정부노력으로 잡힐 공산이 크다. 11월은 동결, 내년 1월 인하 검토 정도가 유력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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