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노조 "졸속 합의" 반발···KT "노사 협의 진행 중, 확정 아냐"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 자회사 설립과 인력 재배치 계획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었던 KT가 끝내 제1노동조합과 합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영섭 대표의 대규모 조직개편안이 실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KT노동조합(제1노조)과의 협의 끝에 근속 10년 이상 자회사 전출자에게 KT에서 받던 기본급의 70%, 전직 지원금 20% 지급 계획을 전직 지원금 30%로 상향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또 자회사 전출자가 받는 복지 혜택을 KT 본사와 유사한 조건으로 유지하는 안과 촉탁직 직원 근무를 기존 2년에서 3년 보장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또한 전출 또는 희망퇴직 목표치를 당초 4000명대에서 삭제하기로 하고 특별희망퇴직금도 당초 계획 규모에서 직원당 최대 1억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KT 측은 "아직까지 노사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공식적인 싸인이 떨어진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KT OSP'와 'KT P&M(가칭)' 설립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법인은 내년 1월 법인 등기를 마치고 출범할 예정으로, 법인 신설과 함께 네트워크 관리 부문 직원 약 5700명이 재배치 대상이 됐다. 이는 전체 KT 직원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제1노조인 KT노동조합과 소수노조인 KT새노조는 지난 16일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를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며 반발했고, 밤샘 협의 끝에 KT가 KT노동조합과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KT 새노조 측은 제1노조와의 합의안을 두고 "국회에서도 폐기해야 한다 경고했던 구조조정계획이 어용노조와의 '졸속 노사 합의' 하에 통과됐다"며 규탄했다.
새노조 관계자는 "어제까지만해도 철야 농성을 이어갔던 1노조의 투쟁은 투쟁이 아닌 쇼잉이었다"며 "김영섭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