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이자 성장···증권·보험·카드 비은행 '뒷받침'
연평균 자사주 1000만주 이상 매입·소각 추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규모인 4조39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이자·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KB금융의 강점으로 꼽히는 비은행 계열사도 대부분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호실적에 기여했다.
◇이자·비이자이익 '好好'···NIM 13bp↓
K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조3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3분기 개별 당기순이익은 1조614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6.8% 줄었는데, 이는 2분기 ELS 충당부채 일부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에 따른다.
세부적으로 보면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이 9조522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6.3%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일제히 악화했는데,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1.95%, 1.71%로 전분기 대비 13bp(1bp=0.01%p) 하락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리프라이싱 가속화와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의 영향에 따른다.
3분기 그룹 비이자이익은 3조84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3.1% 증가한 2조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영업손익은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실적 증가 및 보험영업손익 개선으로 9.5% 증가한 9922억원을 달성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9월 말 기준 0.68%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0.57%) 대비로는 11bp 상승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145.6%로 전분기보다 2.8%p 하락했다.
9월 말 그룹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3.85%, 16.75%로 견조한 순이익 창출과 자본관리 노력에 힘입어 6월 말 대비 0.25%p, 0.12%p 상승했다. 3분기 개별 당기순이익은 1조11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9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62조원으로 6월 말 대비 2.9%, 지난해 말 대비 5.9%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최근 주택거래 증가 등 대출수요 확대로 지난해 말 대비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을 중심으로 6.0% 늘었다.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0.28%, NPL비율은 0.37%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179.4%로 잠재 부실에 대응한 충분한 손실흡수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은행 외 비은행 계열사들은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KB증권은 5468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3분기보다 51.4% 증가했다. WM(자산관리) 및 트레이딩부문 수익성 개선과 영업외손실 감소에 기인한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은 장기 인보험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8.8% 증가한 7400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의 경우 당기순이익 2768억원으로 같은 기간 26억원 감소했다. 3분기 CSM은 3조165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36.0% 늘어난 37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신용손실충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카드 이용금액 증가 및 모집·마케팅비용 효율화에 힘입은 결과다.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1.29%, NPL비율은 1.13%를 기록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306.1%로 안정적인 손실흡수력을 유지했다.
◇밸류업 발표···CET1 13% 초과 잉여자본 주주환원으로 활용
KB금융은 이같은 실적과 함께 CET1(보통주자본)비율을 기반으로 하는 주주환원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날 이사회를 열고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결의했다.
밸류업 방안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세부적으로 올해 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2025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건전성·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을 바탕으로 CET1비율과 연계한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또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 전환을 선언하면서 △연평균 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연평균 1000만주 이상 매입·소각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더불어 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성도 전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제시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방안이 주주환원과 연결돼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이번 밸류업 공시를 준비했다"며 "KB의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한 주주환원 프레임이 대한민국 금융회사 주주환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