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이드] 통신 3사의 야심찬 콘텐츠 사업···그리고 '엇갈린 현재'
[OTT가이드] 통신 3사의 야심찬 콘텐츠 사업···그리고 '엇갈린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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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우영우' 이후 안정화···콘텐츠 사업 역량 집중 모색
웨이브, 티빙 합병 앞두고 체질 개선···예능 집중 위한 '해산'
U+X, 후발주자→'급성장'···대작 콘텐츠 채비, 'U+3.0' 안착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은 OTT 시장의 호황기였다. 과거 시내면세점 러시를 떠올릴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OTT 플랫폼 론칭에 뛰어들었다. 여기에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있었다. 넷플릭스의 성공을 지켜본 이들은 신규 OTT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고 OTT 시장은 그야말로 레드오션으로 돌변했다. 

현재 통신 3사 가운데서는 SK텔레콤이 론칭한 웨이브를 제외하면 매각됐거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KT의 시즌은 티빙에 흡수합병됐고 KT는 IPTV 서비스인 지니TV를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U+TV와 U+모바일TV를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업계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통신 3사의 콘텐츠 제작도 환경이 많이 변했다. 변해버린 콘텐츠 시장에서 통신 3사의 야심찬 콘텐츠 사업은 현재 어떤 상황을 맞이했는지 알아보자. 

스튜디오지니 드라마 '크래쉬'. (사진=스튜디오지니, 디즈니+)
스튜디오지니 드라마 '크래쉬'. (사진=스튜디오지니, 디즈니+)

◇ 우영우가 일으켜 세운 스튜디오지니, 통신사 콘텐츠업의 자존심 지키다

KT는 2021년 1월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이후 2022년 6월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스튜디오지니는 설립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신병', '얼어죽을 연애 따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등을 선보이며 무난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다 지난해 6월 방영된 '마당이 있는 집'이 최고 시청률 기록은 물론 OTT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KT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에도 '남남', '유괴의 날', '사랑한다고 말해줘', '크래쉬', '유어 아너' 등 다양한 드라마를 선보이며 스튜디오지니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방영 중인 '나의 해리에게'도 높은 화제성을 낳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KT의 콘텐츠 역량은 스튜디오지니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수입, 배급 등을 담당하는 KT알파와 KT스카이라이프의 방송 자회사 ENA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ENA는 기존 방송사와 협업해 '강철부대', '나는 솔로' 등 인기 예능을 선보이며 KT의 콘텐츠 포트폴리와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KT는 앞으로 콘텐츠 사업의 역량을 스튜디오지니로 모은다는 계획이다. 스튜디오지니 이사회는 지난달 7일 KT알파의 콘텐츠사업본부 일체의 자산, 재산, 권리 등을 양수받기로 했다. 양수가액은 273억원 규모이며 양수일은 12월 1일이다. 

스튜디오지니의 공시에 따르면 이번 양수를 통해 KT그룹 내 분산된 콘텐츠 역량을 결집한다. 또 이번 양수로 콘텐츠 사업 시너지를 추진하고 IP스튜디오로의 추진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스튜디오지니에는 음원 플랫폼인 지니뮤직과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 웹툰·웹소설 제작 유통 기업 스토리위즈가 자회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드라마 '거래'. (사진=콘텐츠웨이브)
드라마 '거래'. (사진=콘텐츠웨이브)

◇ 스튜디오웨이브, SK의 야심찬 콘텐츠 사업이었지만 '역사 속으로'

스튜디오지니가 설립되고 약 4개월 뒤인 2021년 5월 콘텐츠웨이브는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웨이브를 설립한다. 웨이브는 2019년 설립한 이후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지상파 3사의 드라마에 투자하는 형태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왔다. 그러다 스튜디오웨이브 설립 후 지상파 방송사의 그늘에서 벗어난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스튜디오웨이브는 '트레이서'와 '위기의X', '박하경 여행기', '거래'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인다. 여기에 '젠틀맨', '데드맨', '용감한 시민' 등 오리지널 영화를 선보이며 극장가를 공략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022년 선보인 '약한영웅 class1'은 온·오프라인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웨이브 콘텐츠 역량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스튜디오웨이브는 뚜렷한 출세작을 내놓지 못했다. 침체가 이어진 스튜디오웨이브는 지난 9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 웨이브는 이에 대해 최근 예능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재편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해산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 스튜디오웨이브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인 '거래'가 공개된 게 벌써 1년 전이다. '거래' 이후 웨이브는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피의 게임3' 등 예능과 '악인취재기' 등 다큐멘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티빙과 합병을 앞두고 몸집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지널 예능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나 콘텐츠 전문제작사와 협업하는 만큼 자체 제작사를 통한 투자를 줄여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도 있다. 

'노웨이아웃: 더 룰렛'. (사진=스튜디오U+X, 디즈니+)
'노웨이아웃: 더 룰렛'. (사진=스튜디오U+X, 디즈니+)

◇ 스튜디오U+X, 굵직한 작품 선보이며 '복병' 등극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마지막으로 2022년에 스튜디오U+X를 론칭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선보인 콘텐츠는 LG트윈스의 우승 도전기를 다룬 리얼리티 예능 '아워게임'으로 충성도 높은 야구팬들의 수요에 힘입어 성공을 거뒀다. 이후 지난해 공개한 '하이쿠키'와 '밤이 되었습니다'가 10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데 기여했다. 이들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선보였다. 

올해 스튜디오U+X는 8부작 드라마 '노웨이아웃: 더 룰렛'을 선보였다. '노웨이아웃'은 조진웅, 염정아, 이광수, 허광한, 유재명, 김무열, 김성철 등 초호화 캐스팅의 드라마로 공개 이후 OTT 정보 플랫폼인 키노라이츠에서 2주 연속 드라마 1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낳았다. 이후 '노웨이아웃'은 디즈니플러스와 훌루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공개됐다. 

스튜디오U+X는 '선의의 경쟁'과 '프레자일' 등 10대 시청자를 타겟으로 한 드라마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12간지를 소재로 한 한국형 히어로물인 '트웰브'를 통해 한단계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트웰브'는 마동석, 박형식, 서인국, 이주빈, 강미나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하며 대만 배우 레지나 레이도 출연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U+X는 통신 3사의 콘텐츠 사업 중 현재로서 가장 뜨겁다. 스튜디오지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성장가도에 오른 후 한단계 도약할 화제작을 선보이지 못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스튜디오U+X는 성장세를 이어갈 대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비전인 'U+3.0'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2022년 발표한 'U+3.0'은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3.0 등 '4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 계획이다. 콘텐츠 사업은 스포츠와 함께 '놀이' 플랫폼으로 LG유플러스 신사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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