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10원을 돌파했다.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강달러 랠리를 연장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6.5원 오른 달러당 1410.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장중 1410원을 돌파한 것은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22년 11월 7일(장중 1413.5원) 이후 2년 만이다.
최근 환율 오름세의 주재료는 트럼프 2기 관련 경계감이다. 특히 트럼프 2기 인선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주요 공약인 관세 관련 우려가 불거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에 제약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로와 위안 등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화는 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의 "트럼프 정부가 공약대로 관세 도입시 세계경제와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발언에 장중 1.05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위안화 역시 시장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양책에 달러당 7.23위안까지 절하되면서, 달러인덱스는 106pt를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트럼프 2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꼽혔던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전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일 34.7%에서 41.3%까지 상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통상 정책이 유로와 위안화 약세로 이어져 강달러 랠리를 지지하고 있다"며 "2020년처럼 금융시장에 달러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급발진은 아니지만, 1400원 빅피겨 돌파가 롱심리를 과열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수출업체 이월 네고와 당국 미세조정 경계는 상단을 지지하지만, 증시 외국인 순매도와 역내외 저가매수 유입 등에 오늘 환율은 1410원 저항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