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 속 美 12월 동결 가능성 35% 달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이른바 '충성파'로 점철된 트럼프 2기 인선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인플레이션 및 재정적자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단 관측 속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반면 원화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진단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8.8원 오른 달러당 1403.5원에 마감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16일 장중 1400원을 터치한 적이 있지만, 오후 3시 30분 종가기준으로 1400원을 돌파한 것은 레고랜드 사태 당시인 2022년 11월 7일(장중 1413.5원) 이후 2년 만이다.
이날 상승세의 주재료는 가시화된 트럼프 리스크다.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수지 와일스 내정자가 공화당 정치자금 기부자들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1기 당시 정책들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인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충성파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란 전망도 이를 뒷받침했다. 2기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트럼프 공약의 핵심인 대규모 관세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불거졌으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더욱 강해졌다. 실제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35%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3%p나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105.6pt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달러 초강세 속 주변국 통화는 일제히 절하됐다. 전일 1.07달러를 상회했던 유로·달러 환율은 하루새 1.063달러선까지 하락했으며, 파운드·달러 환율도 1.28달러선까지 후퇴했다. 달러당 위안화와 엔화 가치도 각각 7.23위안, 153.7엔선까지 절하됐고, 이에 원화 가치 역시 끌어내려졌다는 진단이다.
국내 증시도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94%나 하락한 2482.57로 마감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3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710.52)도 하루새 2.51%나 급락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강력히 펼쳐지면서 달러가 크게 상승한 것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이란 재료를 서둘러 끝낼 이유가 없다. 대선효과 외에도 정책이 구체화될수록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