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승진에도 '대권' 장악까진 첩첩산중
현대차 정의선, 승진에도 '대권' 장악까진 첩첩산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주사 전환 시일 걸릴 듯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관건'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현대기아차그룹이 '밀린 숙제' 해결에 다시 나선 것일까.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재개될 조짐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새로운 지배구조 구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경영권 승계 포석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는 현대제철이 가진 현대차 지분 5.84%를 전량 매입함으로써 현대차 지분을 14.95%에서 20.78%로 높였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현대모비스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최소 지분 요건 20%를 충족하게 됐다.

현대모비스 측은 이번 주식 취득에 대해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지분구조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지분이 얽혀 있는 순환출자 구조를 띠고 있었다. 현대차(36.44%)는 기아차를, 기아차(16.88%)는 현대모비스를, 현대모비스(14.95%)는 현대차를 각각 지배하고 있었고 여기에 현대제철이 현대차 지분 5.84%를 보유하면서 또 다른 고리로 얽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현대제철이 갖고 있던 현대차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현대제철은 순환출자 구조에서 제외되면서 현대차를 자회사, 기아차를 손자회사로 거느리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업계와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주사 전환 추진을 놓고 정 부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작업의 신호탄을 올린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당장 실현되기는 '무리'

지주사 전환을 통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정몽구 부자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가 필수적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글로비스를 통한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를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31.88%, 정 회장이 24.36%의 지분을 가진 글로비스가 정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인수. 글로비스를 통해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는 것. 

그러나 글로비스가 이 지분을 매입할 자금 여력이 충분하냐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비스는 지난 2009년 6월 말 기준 1982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 매입을 위해서는 추가로 자금 차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몽구 부자가 보유한 현대차(5.2%)와 현대제철(12.6%), 글로비스(56.3%) 지분을 현대모비스와 교환하는 방식도 언급되고 있다.

3개 회사 지분을 현대모비스에 출자하고 대신 현대모비스의 신주를 인수한다는 것. 이 경우 현재 7.0%에 불과한 현대모비스 보유지분을 27%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때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경영권을 완벽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인적분할 작업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모비스를 '4대6' 비율에 따라 지주회사 부문과 기존 부품 사업부문으로 분할할 경우 대주주 일가의 '지주회사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이 49%까지 올라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사 전환 체제가 당장 실현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은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며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이나 정 회장의 계열사 지분 모두 쉽게 정리될 성질이 아니어서 결국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울산체육공원 호반광장에서 열린 '2009 울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막식 전야제에 참석하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서 첫 대외 활동에 나섰다.

앞으로 정 부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및 현대차 체코공장 준공식 참석 등을 통해 대내외 활동의 보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