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 개막…주가 영향은?
현대건설 인수전 개막…주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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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이 마침내 수면위로 떠오르며 현대그룹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함께 현대건설 우선협상자로 거론되는 범 현대가 계열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등과 함께 그동안 그룹리스크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현대증권 등 증권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은 지난 24일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은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건설 3887만 9000주(34.88%)다. 우선협상대상로 현대차와 현대그룹의 '2파전'이 유력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자금에 있어 우위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지분 8%를 현대중공업에 넘길 경우,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성 지분율이 33%에 이르러 자사의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증권과의 합병 시나리오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뛰어들면서 현대증권을 M&A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속에,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대 수혜는 현대상선이 될 전망이다. 최근 해운업황의 회복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넘길 경우,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44.2%)와 지분 격차가 4.8%포인트로 좁혀져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에를 위해 지분경쟁에 본격 나서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해 현대상선, 현대로지엠(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어 현대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현대상선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달 초만 하더라도 3만 3600원에 머물던 주가는 27일 현재 47%나 급등했다.

HMC투자증권 역시 이달 초 1만 7200원에서 지난 24일 기준 6%가량 상승했다. 이날 오전 11시 22분 현재 약 5% 급등하며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이날 역시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자회사인 현대상선 기업가치 증가에 따른 수혜가 가장 굵직한 재료다. 당장 현대상선 주가흐름이 좋을 수록, 넥스젠 캐피탈과 맺은 파생상품계약에 따른 현금유츌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그동안 매각설 및 현대그룹 리스크로 진통을 앓아왔지만 이번 현대건설 인수주체 등장으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며, 의미있는 대주주가 등장하면 그룹리스크 해소로 의미있는 주가상승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현대그룹의 주력인 현대상선은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매출이 20% 정도 감소해 8376억원의 적자를 냈고 부채비율이 284%에 달했다. 현대증권을 제외한 현대그룹 매출의 78.6%를 현대상선이 차지하는 만큼, 현대상선의 실적 부진은 현대증권 등 그룹에 곧바로 영향을 미쳐왔다.

현대그룹의 금융권 순차입은 지난해 말 기준 1조 5000억원이며, 이 중 연내에 갚아야 할 부채는 52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증권은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 그룹리스크 해소를 위해 현대상선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수익의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시장에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번 현대건설 인수로 인해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면, 자기자본수익률 등이 올라가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은 이날 보유 중인 지분 34.9%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달 1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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