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수입금액지수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9% 올랐다. 특히 석탄및석유제품 수입가격은 무려 세 배나 뛰면서 3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높은 수입물가 오름세는 곧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50.27, 2015년= 100)는 1년 전과 비교해 39% 상승했다. 지난해 12월(2.9%)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이며, 직전월(33.8%)보다 오름폭이 더욱 커졌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수입금액지수도 덩달아 올랐다. 특히 석탄및석유제품이 1년 새 무려 213.1% 급등하면서 지난 1990년 11월 448.6% 상승한 이래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광산품(91.5%)도 큰 폭으로 올랐다. 공산품(27.7%) 중에는 석탄및석유제품 외에도 제1차금속제품(69.5%), 화학제품(27.4%),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8.2%) 등이 상승했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천연가스, 원자재 가격 등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게 가장 큰 요인이며 12월에도 쉽게 추세가 전환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수입금액지수의 상승은 곧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월 수입물량지수(123.92)도 운송장비(-17.5%)에서 감소세를 보였지만, 전방산업 수요 증가 및 고급스마트폰 수요 지속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7.1% 올랐다. 14개월 연속 상승이다. 주요 품목으로는 석탄및석유제품(81.0%), 제1차금속제품(21.3%), 기계장비(17.0%) 등이 올랐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121.02)는 1년전 보다 3.4% 올랐다. 지난달 조업일수 감소와 진단키트 수출 등의 기저효과로 13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재차 상승 전환했다. 제1차금속제품(-10.2%)과 운송장비(-3.3%) 등에선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반도체 수출 호조와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14%), 석탄및석유제품(17.4%) 등에서 올랐다.
수출금액지수(133.92)도 반도체 및 합성수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23.3%), 화학제품(35.8%), 석탄및석유제품(142.1%)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25.2% 올랐다. 12개월 연속 상승이다. 반도체만 떼놓고 보면 물량은 1년 전보다 12.5% 상승했고, 금액은 31.0% 올랐다. 물량과 금액 모두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품의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91.26)의 경우 수입가격(29.9%)이 수출가격(21.2%)보다 더욱 크게 올라 전년 동월 대비 6.7% 하락했다. 7개월 연속 하락이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10.44로 3.6%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3.4%)가 상승했지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6.7%)가 하락하면서 2개월 연속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