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경기(강화) 권진욱 기자] 2019년 마세라티가 모든 라인업에 전동화 전략을 펼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기블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마세라티가 추구하는 미래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라 할 수 있다.
마세라티의 하이브리드 적용은 다른 브랜드보다 조금은 늦은감이 든다. 하지만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통해 지금까지 내연기관을 고집해 오던 마세라티도 시장 흐름에 동참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전기차에 앞서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기블리에는 일반 하이브리드가 아닌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했다. 마세라티 브랜드의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를 향한 첫걸음을 알리는 모델이다.
마세라티의 DNA를 온전하게 계승한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3200 GT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부메랑 모양의 LED 라이트 클러스터를 테일램프에 추가했다. 또 마세라티 브랜드 최초의 마일드 하이브리드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며, 마침내 브랜드의 전통과 전동화 시대 사이의 균형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모델로 거듭났다.
친환경 모빌리티의 상징인 '블루 컬러'가 차량 곳곳에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차량의 측면에 나란히 위치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에어 벤트와 C 필러의 세타 로고에는 '블루컬러'는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상징하고 있다. 또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의 '블루 컬러' 적용했다.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마세라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런트 그릴 역시 이번에 새롭게 디자인돼 눈길을 끌었다. 프런트 그릴은 독특한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의 바를 적용해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도구의 의미와 형상이 그릴에 반영되며,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트라이던트 로고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시승차는 일반 기블리 모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2%, 디젤 모델과 비교했을 때 5% 감소시킨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그란루쏘)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330마력을 자랑한다. 0~100km/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7초 최고 속도 255km/h다. 기존 기블리 V6가솔린, 디젤 모델과 견주어도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통해서도 뿜어낸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간단히 말해 12V 전압을 사용하던 내연기관차에 48V 전압을 추가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모터는 엔진의 구동력을 높여주는 역할 정도이며 감속 시엔 에너지를 회수해주는 회생제동 역할도 수행한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감속과 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는 능력을 갖췄다. 특유의 예술적인 디자인과 거침없는 퍼포먼스와 같이 마세라티의 특징을 그대로 내재하고도 향상된 연비를 구현할 수 있다. BSG, 48V 배터리, eBooster, DC/DC 컨버터 등 총 4개의 주요 구성품이 구성된다.
BSG (벨트 스타터 제너레이터, Belt Starter Generator)는 제동/감속 시 에너지를 회수하는 역할을 수행해 엔진 eBooster의 전원 공급용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을 해 일반 터보차저의 백업 역할과 낮은 rpm에서도 엔진의 출력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BSG와 eBooster가 결합한 방식은 동급 세그먼트에서 최초로 적용되었다.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이 최고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적인 부스트를 제공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한다.
실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마세라티만의 럭셔리에 방점이 찍혀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디션은 절제의 미학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천연 섬유 세냐 멀버리 실크 인서트를 사용한 스티칭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부심을 대변한다. 체형을 가리지 않는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한 착좌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센터 콘솔에는 직관적인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그리고 양질의 주조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오디오 볼륨키,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회전식 조절 버튼이 잘 정돈된 느낌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외에도 차량 실내 곳곳을 장식한 블루 스티치가 적용돼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모델의 독창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층 더 미래 지향적인 실내 분위기를 더 자아낸다.
계기판은 속도계와 태코미터 모두 새로운 폰트가 적용됐다. 바탕색이 기존 다크 블루 컬러에서 블랙으로 변경되면서 한층 더 고급스러운 감각을 전달한다. 또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48V 배터리 충전 및 eBooster 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었다.
변속 레버를 D레인지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은 후 시내주행에 들어서면 묵직하게 다가오는 핸들링 성능이 스포츠카와 같은 감성을 만들어낸다. 낮은 차체와 발 빠르게 반응하는 움직임을 통해 시내 주행에서는 스포츠 감성을 한껏 끌어 내기 시작했고, 신호대기에서 출발해도 여느 세단과는 차별화된 가속 능력을 몸으로 느끼도록 만들면서 감속과 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는 능력도 갖췄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선 후 가속페달에 힘을 전달하니 기다림 없이 스피드로 이어갔다. 과감하게 앞으로 질주를 하기 시작하면 단단하게 다듬어진 스카이훅 서스펜션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하면서 스포츠카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절대 타협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거침없는 퍼포먼스와 같이 마세라티의 특징을 그대로 내재하고도 더 나은 연비 효율은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마세라티는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에 BSG, 48V 배터리, eBooster, DC/DC 컨버터 등 총 4개의 주요 구성품이 갖췄다. BSG와 eBooster가 결합된 방식은 동급 세그먼트에서 최초로 적용된 것으로 마세라티는 작은 엔진에서도 성능을 양보하지 않았다.
마세라티는 기블리 하이브리드에 4기통 BSG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6기통 가솔린 엔진의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반응성뿐 아니라 6기통 디젤 엔진과 유사한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저회전 영역에서의 반응성에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마치 내연기관 차량처럼 몸놀림을 보여줬다.
차량 무게 배분도 성능 발휘에 한몫을 했다. 마세라티 관계자에 따르면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48V 배터리를 트렁크 쪽에 넣었는데, 이 덕분에 차의 앞뒤 무게 배분이 5 대 5에 나눠 배치햇다. 이로 인해 안정적이면서도 민첩한 움직임은 시승하는 동안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국내에 소개된 마세라티의 전동화 모델인 기블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오랫동안 시장의 변화를 지켜봐온 전통의 차량이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성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성'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리터 당 8.9㎞다. 내연기관 모델의 복합 연비인 6~7㎞에 비해선 다소 개선됐다. 기블리 가솔린 모델에 비해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2% 감소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1450만~1억21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