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율, DB형이 DC형보다 두 배 이상 높아
▲ 권병구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장 © 서울파이낸스 |
DB형과 DC형은 10년 이상 가입 후 55세 이상 퇴직연금 수령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DB형은 근로자가 퇴직 후 받을 연금수준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DC형은 기업이 부담할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돼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DB형은 기업이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운용하는 형태로, 적립금 운용실적이 나쁜 경우에는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고 운영실적이 좋을 때는 부담이 적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회사는 매년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최소 60% 이상 금융기관에 적립해야 하며, 현재 퇴직금 제도와 비슷해 전환이 용이하다.
반면 근로자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운용하는 형태인 DC형은 운용실적에 대한 부담이 모두 근로자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기업이 근로자 개인별 계좌에 평균임금의 최소 1/12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입하면, 근로자는 이 돈을 펀드, 채권, 예금 등을 통해 직접 운용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근로자가 원할 때는 추가 부담금 납입도 가능하다.
DB형과 DC형 가운데 어느 제도를 선택할지는 퇴직금 운용현황(누진제, 외부적립여부 등), 임금체계(연봉제, 호봉제 등) 및 인상률, 인원 및 직종 등 회사현황과 재무상태 등 사업현황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금인상률에 대한 분석인데, 통상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크면 DB형이,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작으면 DC형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금상승률은 입사 이후 퇴직시까지 예상되는 수치이므로 과거보다는 미래의 상승률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이에 따라 통상 DB형은 매년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기업의 장기 근속자나 퇴직 후 수령할 퇴직금을 사전에 확정짓고자 하는 안전중시형 근로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DC형은 그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하나의 사업장에서 2가지 제도 이상을 함께 운영할 수도 있다. 이 때는 근로자의 선호를 반영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수제도 유지에 따른 관리비용의 추가 발생이라는 문제점도 상존한다.
이 밖에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할 때는 제도 전환비용을 최소화하는 재무적 측면과 근로자의 생산성 및 사기를 높이는 인사적 측면, 노사가 부담하는 위험을 최소화함으로써 노사화합을 이끌 수 있는 노사관계 측면 등 3가지를 모두 고려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실제 회사나 근로자들은 DB형과 DC형 가운데 어떤 제도를 선호하고 있을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말 현재 퇴직연금 영업실적을 보면 DB형이 2조1122억원으로 66%, DC형이 8706억원으로 27%, IRA가 1365억원으로 7%를 차지하고 있다. 퇴직급여의 안정적인 수령이 가능한 DB형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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