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패션기업 에프엔에프(F&F)가 선제적 디지털 전환(DT)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예견하고 일찍부터 준비한 덕분이다.
지난해 5월 에프앤에프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F&F의 패션사업부문은 1997년 6월 도입한 엠엘비(MLB) 브랜드로 출발했다. 2010년 2월엔 엠엘비 키즈(MLB KIDS)를 내놨다. 2012년 8월 출시한 디스커버리(DISCOVERY)는 국내에서 톱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F&F는 2017년 9월 홍콩에 현지법인(FNF HONGKONG LTD)을 세우고 마카오와 대만까지 유통망을 갖췄다. 2019년부터 중국 내 온·오프라인에서도 MLB 상품을 팔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1조2502억원, 영업이익 3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137.6%, 164.8% 증가한 수치다. F&F 쪽은 "MLB가 중국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성장한 덕분"이라며 "4분기엔 싱가포르·말레이시아로 확장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F&F에 따르면, 지난 9월 MLB 700호점을 열었다. 중국 1호점을 3년 만에 5배 규모(총 650평·복층구조)로 확대 개장한 것이다. 중국 등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MLB의 해외 매출은 1조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F&F는 상품 기획부터 생산·물류·디자인·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모든 자료가 파이프라인처럼 연결돼 공유되는 구조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를 통해 세계 각국의 주문·생산·배송을 실시간 처리해왔다.
골드만삭스는 F&F가 지난 2017년부터 DT를 접목하면서 강력한 제품 적중률·건전한 재고 관리로 선순환 수익 구조를 마련하고 엄격한 가격 정책으로 MLB의 브랜드 가치를 보존해 글로벌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F&F의 글로벌 진출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F&F는 글로벌 3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타키니의 미국 본사를 인수해 테니스 의류 시장에도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