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하락했지만···시장-대출금리 역행에 혼란 '가중' (종합)
코픽스 하락했지만···시장-대출금리 역행에 혼란 '가중'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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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신규코픽스 3.42% '0.1%p↓···잔액·신잔액도 하락
변동금리 최고 '농협銀 6.60%'·최저 '국민銀 4.29%'
17일부터 대출금리 하락···은행권 '줄인상' 효과 '반감'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7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코픽스 하락으로 오는 17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도 일제히 떨어진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속도 조절을 위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간 역행으로 차주들의 혼란은 커지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42%로 전월(3.52%)보다 0.10%p(포인트) 하락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5월 0.02%p 소폭 증가했고, 6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하락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3.73%)보다 0.04%p 떨어진 3.69%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2년6개월 만에 하락한 후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3.15%로 전월(3.17%)보다 0.02%p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이에 따라 코픽스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 금리는 6월 3.5~3.6%대를 유지하다 7월 들어 3.4%대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3.3%대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일제히 인하하기도 했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이와 연동된 주담대 변동금리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하락한다.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지표로 삼는 KB국민·우리·NH농협 등 3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6.60%(농협은행 신규코픽스), 최저금리는 연 4.29%(국민은행 신규코픽스)다.

주요 은행별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주요 은행별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기존 연 4.39~5.79%에서 연 4.29~5.69%로 최고·최저금리가 코픽스 하락분만큼인 0.10%p(포인트)씩 떨어진다. 우리은행도 연 4.99~6.19%에서 연 4.89~6.09%로 상단과 하단이 0.10%p씩 하락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출시 은행채 등 현재 시장금리 수준을 함께 반영하는 농협은행의 경우 금리가 연 4.62~6.72%에서 연 4.50~6.60%로 상단과 하단이 0.12%p씩 하향조정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일제히 하락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금리가 연 4.38~5.78%에서 연 4.36~5.76%로, 우리은행은 연 4.99~6.19%에서 연 4.97~6.17%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0.02%p씩 떨어진다.

코픽스 하락에 따라 주담대 금리를 내린 은행들이지만 곧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7조원 가량 불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이면서, 이를 둔화하기 위한 은행권의 금리인상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은 지난달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네다섯 차례 인상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은 갈아타기용(영업점) 주담대를 중단하거나 다주택자 주담대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금리가 인하하면서 대출관리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이 다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설명이다.

은행 대출금리와 시장금리가 역행하면서 차주들의 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들어 시장금리는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지난달 은행권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와 견줘 현 시점의 주담대 금리가 0.1~0.5%p 가량 더 높은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보다는 은행의 인위적 개입으로 한 달 새 대출금리가 몇차례나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어 차주들이 느낄 혼란이 클 것"이라며 "한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면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리기 때문에, 관리 측면에서 연쇄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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