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보다 '쇄신' 방점···'영업 전문가' 전진 배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차기 하나은행장에 이호성(60)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탄탄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이 유력하던 이승열(61) 하나은행장은 올해 유독 거셌던 금융권 '변화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승열 행장 체제에서 영업력을 대폭 강화하며 가파르게 성장해온 하나은행은 후임자로 현장영업 경험이 풍부한 이호성 사장을 발탁,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호성 사장의 은행장 내정으로 공석이 된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에는 성영수(59)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성 부행장은 그룹 내 기업금융·글로벌 전문가로, 법인카드·글로벌 시장 내 하나카드 입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하나금융지주는 12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3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고 내실 있는 영업으로 고객·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인물을 발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맞춰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는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추천했다. 이 후보는 그룹 내에서 대표 '영업통'으로 평가된다. 1964년생으로 대구 중앙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 입행한 후 중앙영업그룹장, 영남영업그룹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갖춘 이 후보가 '영업 중심'의 은행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적임자란 평가다. 특히, 하나카드 사장 재임기간 동안 트래블로그 카드를 히트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하나카드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는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발탁됐다. 성 후보는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하나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CIB그룹장을 거쳐 현재 기업그룹장으로 재임 중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그룹CIB부문을 겸임 중으로 기업금융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다년간 축적한 기업영업 부문과 외환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상품의 시장 내 위치를 확립할 적임자로 평가됐다. 하나은행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그룹 비은행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할 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 받았다.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후보에는 강성묵(60) 현 사장을 재추천했다. 강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서 영업지원그룹장, 경영지원그룹장, 중앙영업그룹장 등을 맡았다. 이후 하나UBS자산운용(현 하나자산운용) 리테일 부문 총괄 부사장,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현재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임추위는 "하나증권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인물로는 현 강성묵 사장이 적임자"라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하나금융의 한 축인 증권·자산운용업을 담당하는 하나증권은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사업 부문별 편중 해소 등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경영실적을 턴어라운드하는 과정에서 산적한 과제를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승열 현 하나은행장은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하기 위해 은행장 후보를 고사하고,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전념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계열사 CEO 후보들은 각 사 임추위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선임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