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낮아져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복합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제약사가 복합제를 만드는 이유는 복약이행도 개선과 여러 약을 먹는 것보다 복합제 한 알을 먹는 게 약가가 낮아져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제의 선두 주자인 고혈압 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은 UBIST 기준 2009년 출시부터 2023년까지 누적 처방 매출이 1조494억원을 달성해 블록버스터에 등극하며 복합제 시장에 뛰어드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외에도 3분의 1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로 임상 3상을 진행중인 'HCP1803'을 '아모잘탄플러스엘정'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허가 신청했다.
아모잘탄플러스엘정은 서로 다른 세 가지 작용기전을 가진 항고혈압 성분을 낮은 용량으로 조합해 고혈압 초기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복합제로 한미약품은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제2의 로수젯'으로 기대되는 아모잘탄플러스엘정은 잠재력 높은 혁신 미래 치료법"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항고혈압제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며 R&D와 우수한 기술력을 통해 국내 및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는 자체 개발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당뇨병 신약인 엔블로에 메트포르민을 더한 2제 복합제 '엔블로멧서방정'을 출시했다. 이는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정의 국내 출시 후 6개월 만이다. 엔블로멧서방정은 크기를 최소화해 복용 편의성을 높였고 대웅제약의 공정 기법을 적용해 1일 1회 복용으로 혈당 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속 성장하고 있는 복합제 수요에 발맞춰 대웅 특유의 검증 4단계 전략과 차별화된 영업을 통해 당뇨치료제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기존 라베프라졸 단일제 '라베칸'에 이어 위식도역류질환(GERD), 위‧십이지장궤양 치료 복합제 '라베칸듀오'를 출시하며 소화기계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라베칸듀오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인 라베프라졸과 제산제인 탄산수소나트륨을 결합한 복합제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미란성 또는 궤양성 위식도역류질환 △위식도역류질환의 증상 완화 △위식도역류질환의 장기간 유지 요법 등의 적응증이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암로젯정'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암로젯정은 고혈압 치료제인 칼슘통로차단제(CCB) 계열 '암로디핀'과 스타틴·비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것이다. 이 제품은 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성분 기준 △10/10/10mg △10/10/5mg △10/5/10mg △10/5/5mg 등 총 4가지 용량으로 구성됐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이번 암로젯정 품목 허가를 통해 다양한 순환기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해 복합제 시장 조기 안착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약품은 당뇨 복합제 제품인 '듀글로우정'을 출시했다. 듀글로우정은 SGLT-2 억제제 계열 다파글리플로진 성분과 치아졸리딘디온 계열인 피오글리타존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이다.
대원제약은 다파시타엠 5/50/750㎎, 5/50/1000㎎ 등을 포함해 총 4개 용량의 3제 복합제에 대한 허가를 받았으며, 다파시타정 10/100㎎ 2제 복합제도 함께 출시했다.
이 밖에도 △녹십자 △동구바이오제약 △경동제약 △보령 △휴온스 △제뉴원사이언스 △동국제약 등이 당뇨병 3제 복합제 허가를 받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합제의 단점으로 용량 조절의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제 복합제면 두 약물 중 하나의 용량을 변경할 때 용량 조절의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5/10mg을 먹다가 10/10mg을 먹을 때, 10/10mg이 시판돼 있지 않으면 다시 한 알씩 다른 약을 먹어야 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