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진전···현대차, 러시아 시장 복귀하나
종전 협상 진전···현대차, 러시아 시장 복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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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서방 기업 복귀 가능"
종전 시 올해 안에 바이백 옵션 행사 결정해야
점유율 50% 넘긴 中업체들과의 경쟁, 새 과제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미국이 러우 전쟁 종식 협의에 개입하면서, 현대차의 러시아 사업 재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 이전까지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철수 이후 그 빈자리는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차지했다. 이 때문에 사업을 재개하더라도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야에서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고위급 회담 진행과 동시에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협상에 참석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는 "건설적인 협상에 따라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에 현대차가 과거 매각했던 공장을 되사며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007년 러시아 법인을 설립한 현대차는 201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6번째 해외 생산 거점을 준공했다. 이후 현지 맞춤형 모델인 쏠라리스 등을 생산하며, 2021년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러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가 본격화되자, 부품 수급 문제와 수출 제한 등의 어려움이 발생했다. 결국 현대차는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2023년 12월 공장을 매각하며 철수를 결정했다.

인수자는 현지 업체 아트파이낸스였다. 현대차는 아트파이낸스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법인 지분 100%를 1만루블(당시 약 14만원)에 넘겼다.

다만 매각 조건에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넣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쟁 종식 이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염두에 두고 바이백 옵션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현대차는 올해 12월까지 바이백 옵션을 행사할지 결정해야 한다. 현대차 측은 "지금은 공유 가능한 정보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 다시 진출하더라도 과거의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년전 철수 당시만해도 10% 미만이었던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50%를 넘어섰다"며 "단순한 복귀가 아닌, 변화한 시장 환경 속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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