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조건부 승인' 전망 모락모락, 왜?
[초점]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조건부 승인' 전망 모락모락,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금융 경영평가 2→3등급 하향···동양·ABL 인수 막판 '변수'
업계, 조건부 승인에 '무게'···04년 LG투자증권 인수와 판박이
1550억원 손실 문제, 매물 적체 등도 조건부 승인 가능성 지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홈플러스,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홈플러스,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의 인수가 경영실태평가 강등이란 악재에도 조건부 승인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높은 불확실성과 대규모 손실 가능성, 적체된 보험사 매물 등을 근거로 조건 미달에도 편입 승인이 났던 2004년의 사례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추기로 결정하고 이를 우리금융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등급 조정의 주된 배경은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측면의 미흡사항이다.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대규모 부당대출이 적발되면서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부문의 취약점이 드러난 데다, 동양·ABL생명의 인수 관련 의사결정과정에서 중요사항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등급 조정으로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승인에도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편입 승인 조건에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유지한다는 조항이 명시됐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M&A가 1년내 성사되지 않을 경우 1550억원 가량의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됐음에도 이사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산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다만 업권은 2004년 우리금융의 LG투자증권 인수 사례를 거론하며 조건부 승인을 점치는 분위기다.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한빛은행 등 계열은행들의 부실여신 비중이 높아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아, 원칙적으론 다른 금융사의 인수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당국은 우리금융에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계획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및 부실자산 정리 등을 조건으로 편입심사에서 승인을 내줬다.

당시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과거 2003년 터진 카드사태로 LG그륩이 금융업에서 철수했으며, 그에 앞서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시장 안정화 및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각이 불발될 경우 혼란이 우려되는 만큼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 승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시점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저출산·고령화나 금리 변동성으로 인해 생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당국 입장에선 재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지주 중심으로 보험사를 재편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다.

또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의 소위 '이자장사' 행태를 지적해 왔으며, 금융지주사에 비은행 부문 확충을 권고해온 바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어 수익구조가 은행에 편중된 우리금융의 특성을 고려하면, 인수를 통한 보험업 진출 필요성 자체는 크게 공감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 매각이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파산과 연결된다는 점도 변수다. 매각 불발시 중국 정부와의 관계나 동양·ABL생명의 경영 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당장 오는 8월까지 인수가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계약금 1550억원을 다자보험 측에 지급해야 하는 리스크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M&A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도 승인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의 매각도 몇 년쨰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가 노조의 반대로 불발됐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승인 심사를 의뢰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이며, 우리금융으로부터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 추가자료를 제출받아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여부가 5월 전후로 결정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편입심사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라며 "과거 사례나 승인 불발시 여파를 고려하면, 자본확충 등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