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주파수 전쟁' 승전보…승자의 저주?
SKT, '주파수 전쟁' 승전보…승자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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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1조원 육박…"과도한 비용, 투자주의"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이통3사가 모두 참전한 '주파수 전쟁'에서 SK텔레콤이 1.8GHz대역을 차지하며 승전보를 울렸지만 1조원에 달하는 입찰가 때문에 '승자의 저주' 우려를 낳고있다.

29일 KT가 1.8㎓대역에 대한 입찰을 포기함에 따라 SK텔레콤은 경매 9일(83라운드)만에 직전 최고 입찰가인 9950억원에 1.8㎓대역을 차지했다.

이 가격은 당초 과열경쟁이 우려됐던 1조원에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경매 시초가 4450억원에서 배 이상 오른 것이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2.1GHz대역(20MHz폭), KT는 1.8GHz 주파수에 입찰을 포기한 뒤 800MHz 주파수에 입찰을 해 최저경쟁가격인 2610억원에 낙찰받았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29일 오전 10시50분 현재 SK텔레콤은 전날보다 3.46% 오른 14만9500원을 기록 중이며 LG유플러스도 2.98% 오른 4660원이다.

막판까지 SK텔레콤과 경합을 벌였던 KT 역시 전날보다 3.37% 오른 3만69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주파수 경쟁이 이통사들에게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승자의 저주란 지난 2001년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가 영국 최대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과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춘데서 유래된 용어다.

두 회사는 2000년 영국과 독일 정부가 실시한 주파수 경매에서 과도한 입찰가를 써내면서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 경매에서는 승리했지만 과도한 경매가 지불 때문에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투자유치에 실패해 경영난까지 맞게 된 것.

당초 경매주체인 방통위는 "정부가 주파수장사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 모두 LTE용 주파수를 이미 확보해놓고 추가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금액을 써내며 입찰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관련 한 증권사 연구원은 "LTE서비스에 사용되는 1.8GHz 주파수는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과도한 경매비용 지출로 서비스 질 하락과 요금 인상, 주가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니 투자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경매의 진정한 승자는 방통위'라는 빈축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파수 경매로 방통위가 벌어들인 금액은 총 1조701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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