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접어든 저금리기조…가계경제엔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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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반년 만에↑…금융사 수익성 개선 기대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은행 및 비은행기관의 대출금리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저금리 기조의 종식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수익성 개선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계 및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4.6%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0.08%p 상승했다. 올해 1월(5.0%) 이후 반년 만에 상승한 것으로 4개월 연속 지속되던 '사상 최저' 행진을 끝냈다. 비은행금융기관 역시 대출금리(일반대출 기준)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상승했다.

대출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운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금리 하락은 이제 종료됐다고 보는게 맞다"며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행한다는 것은 그간 글로벌 금리를 끌어내리던 요인이 사라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이 이르면 9월 양적완화조치 규모 감축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금리는 상승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고채 3년물의 시장금리(월평균 기준)는 4월 2.55%를 저점으로 7월 2.91%까지 올랐으며 8월에도 소폭 상승해 현재(29일기준) 2.94%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그간 저금리 기조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던 은행들은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에 급락(0.09%p↓)했던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8월과 9월에 예대차에 따른 은행의 이자 수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은행 및 비은행기관의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경신함에 따라 예대금리(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차는 1.96%p로 전월보다 0.01%p 확대됐다. 백 연구원 또한 "예대금리가 확대되며 전월에 불거졌던 순이자마진(NIM)의 추가 하락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며 "다만 예대금리 차가 상승추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금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대출금리는 큰 폭 상승하면서 가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금리는 전월보다 0.2%p나 오른 4.31%를 기록하며 올해 1월(4.84%) 이후 반년만에 상승 전환했다.

가계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늘어나 1000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의 질적 악화를 수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p 오르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이자부담률(연간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6%p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기업대출의 경우 대기업대출금리는 하락했으나 중소기업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대출금리(4.48%→4.38%)는 전월대비 0.1%p하락했으나 중소기업대출금리(4.83%→4.90%)는 0.07%p나 오른 것. 한은은 "은행들이 채무 상환 가능성이 높은 주체에 대한 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대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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