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나서 국제적으로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거나,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한 포털 사이트 규제에 나선다는 소식, 혹은 사이트 자체적인 노력을 병행한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보안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는 건재하다. 각종 보안요소들로 똘똘 중무장했다는 인터넷 사이트나 금융기관에서 정보 유출로 인한 곤혹스런 대형 사고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감히 사이트 로그인하기가 꺼려지기 마련이다. 또한 보안업체들이 각종 신제품을 쏟아내 시장에 출시해도 여전히 각종 사건, 사고는 계속되고 있어 신제품과 보안성과는 시간의 장벽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보안문제는 정말 끝이 없는 영원한 숙제인 걸까. 아마도 보안력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이를 침범하고 파괴하려는 힘도 함께 커질 법해 개인적으로 보안 문제의 종착점은 장기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와 같은 정부의 노력이나 보안업체의 새 소식을 간간히 위로 삼을 수밖에는. 여기서 보안업체들의 임무가 막중해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어느 한 보안업체 신제품 발표 자리에서 “국내에선 보안 제품을 도입하면 속도나 그밖에 문제가 발생을 문제삼고 있다”는 말에 정작 그 이사는 “그런 국내 시장의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한 기억이 있다. 당시엔 가볍게 넘겼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보안업체 자체가 시장 동향과 문제점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보안력이 향상될 것이며 업체 차원에선 수익성이 어떻게 확보될 지 의심이 갈 뿐이다.
수많은 업체들이 보안제품을 실시간으로 개발하고, 너나나나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2%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느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서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다 보니 정작 금융기관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아가 보안 문제는 업체나 정부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것이 아니란 것도 함께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정보를 우리 자신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깊게 하는 것이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눈 부릅뜨고 무언가를 지켜야만 하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기만 할 따름이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