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노조 "강압적 전출 강요 멈추고 구조조정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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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희망자에 불이익 강조"··· 31일 규탄 기자회견
강압적 전출 강요 입장에 "소수 노조 대표성 없어"
KT 새노조가 31일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회사의 강압적인 전출 신청 강요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도경 기자)
KT 새노조가 31일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회사의 강압적인 전출 신청 강요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KT가 자회사 설립 및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소수노조인 KT 새노조가 회사의 강압적인 전출 신청 강요에 반발하고 나섰다.

KT 새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회, 참여연대 등은 31일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가 구조조정을 이유로 전출 대상자들에게 강압적인 방식의 전출 신청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출 신청이 부족하니 부사장들이 전출 설명회에서 모멸감과 자괴감이 들고 힘들 거다, 스트레스로 버티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얘기한다"며 "전적 동의를 하지 않으면 오지로 보내고 아주 어려운 영업을 시킬 것이라는데, 이는 설명회가 아닌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KT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KT OSP와 KT P&M을 설립, 네트워크 관리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전출 신청 접수 과정에서 접수 인원이 마감일 기준으로도 필요 인력에 크게 못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KT는 당초 28일로 마감된 접수 마감을 내달 4일로 연장했다.

이에 KT는 "희망퇴직을 신청하신 직원들 중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전출을 원하거나, 접수 마감 후 전출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신청 기한을 연장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새노조 측은 최종 신청자가 현원 3분의 1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구조조정 절차가 차질을 빚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구조조정 절차를 두고 노조와 회사의 입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회사가 잔류 희망자를 대상으로 강압적인 회유책을 사용한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3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안창용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은 전출 대상 직원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회사에 잔류할 경우) 모멸감도 있고 자괴감도 있고,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스트레스 때문에 쉽지 않을 거다. 지금 근무지가 아닌 외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T새노조는 안 부사장 외에도 구조조정 대상 부서의 일선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잔류 시 불이익을 암시하며 겁박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30일 열린 설명회에서 지점장 A씨가 "지금 스테이(잔류)하면 충주나 청주 등 외곽으로 가게 된다. 첫 번째는 예산, 금항 등 상권 공백에 보내드리는 거로 돼있다"며 전출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는 기술자들이 명예퇴직으로 속속 떠나고 있다. 언제 통신 마비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며 "KT는 안창용 부사장에 책임을 물어 해임하고, 회사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는 구조조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강압적 전출 강요에 대한 사실 확인 및 입장을  묻는 질문에 소수노조의 대표성을 지적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KT 관계자는 "약 1만5000명 규모의 KT 노동조합이 합의한 인력구조 혁신에 대표성이 없는 20여명 규모의 새노조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것은 직원 개개인의 합리적인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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