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위주 정비사업, 조합-건설사 '갑을관계' 바뀌나
'수의계약' 위주 정비사업, 조합-건설사 '갑을관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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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10대 건설사 간 경쟁 '북가좌6구역' 1곳
수익성 낮은 리모델링 사업, 단독 혹은 컨소시엄
"조합, 일방적인 시공사 해지도 어려워질 수도" 
북가좌6구역 일대. (사진=노제욱 기자)
북가좌6구역 일대.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단독입찰을 통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발주처인 조합은 시공사보다 대체로 우위에 서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지속 못할 것이란 전망과 규제로 사업 진척속도가 느려지자 건설사가 사업을 따내기 위한 출혈경쟁보다는 선별적으로 수주 지역을 택하고 있다. 특히, 조합의 일방적인 시공사 계약 해지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 조합과 건설사의 우위관계도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정비사업 시공사 입찰에서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끼리 경쟁입찰이 된 곳은 북가좌6구역 한 곳이었다. 

최근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던 서울 내 정비사업지는 단독입찰로 끝난 경우가 다수였다. 노원 백사마을은 GS건설, 송파 마천4구역은 현대건설, 은평 불광1구역 대우건설 등이 단독입찰한 상황이다. 특히 불광1구역의 경우 입찰 마감에 앞서 A사가 입찰 마감기간 연장을 요청해 경쟁구도를 형성하려고 이를 반영해주기도 했다. 다만 A사는 실제 입찰은 하지 않았다. 

특히 정비사업을 시작점인 안전진단 통과가 지연되면서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단지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리모델링 사업지에서 건설사는 경쟁입찰보단 컨소시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다. 올해 가장 큰 리모델링 사업지였던 가락 쌍용1차(2373가구)사업에는 쌍용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4곳이 함께 시공사로 선정됐다. 성동 금호벽산아파트는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아니더라도 미니 재건축‧리모델링 등 먹거리는 늘어났지만, 수익이 이전만큼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을 피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엔 한남3구역, 반포주공1단지3주구 등 굵직한 단지에서 10대 건설사끼리 경쟁하면서 출혈도 컸다는 업계 평가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에 대한 규제가 워낙 많은 상황이라 시공사로 선정되고 난 후에도 착공하고, 일반분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손해 보는 지점이 있어 예전만큼 수주경쟁을 치열하게 할 경우 서로에게 마이너스라는 생각이 건설사끼리 어느정도 공유 된듯 하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시공사 선정 외에도 갑질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방적인 계약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는 신당8구역‧방배6구역, 부산은 서금사5구역‧우동3구역 등에서 시공사를 해지했다. 조합들은 공사비 증액, 프리미엄브랜드 적용 여부 등이 당초 약속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시공사 지위를 해지한다. 이는 소송을 진행해도 여태 법원에서는 대체로 조합의 손을 들어주곤 했다.  

그러나 최근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신반포15차는 공사비 문제로 대우건설과 갈등을 빚자 2019년 계약을 해지하고 이듬해 삼성물산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다. 조합이 2심에 승복해 상고하지 않을 경우 대우건설이 시공자 지위를 회복해 해당 공사를 다시 진행하게 되면, 시공사가 번복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장은 "그동안 시공사 해지가 우후죽순 이뤄졌음에도, 법원은 조합 손을 들어줬는 데 건설사의 편을 들어준 것은 이례적이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정비업계에서 시공사 변경을 위한 총회 모집 요건이 너무 낮다고 해, 이를 반영한 법안도 발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3년 뒤 지금만큼의 호황은 누리지 못할 거라 생각해 지방같은 곳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건설사들이 많아지고 있어, 조합과 건설사의 판도가 바뀌는 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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