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담대·카드론 '쑥'···서민 등골 휜다
보험사 주담대·카드론 '쑥'···서민 등골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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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주담대 최대 5.55%···카드론 15%대 돌파
대출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상승
"수요자, 중·저신용자 피해···오히려 부실 가능성↑"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보험사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일부 카드사들도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올리자 서민과 중·저신용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도 올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만큼 대출금리 상승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기대출자에게 '이자 부담'을, 실수요자에겐 '대출 문턱'을 높여 중·저신용자들의 자금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생명·손해보험협회 대출 공시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의 2월 주담대(변동금리·원리금 분할상환·아파트담보 기준) 운영금리는 3.71∼5.55%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수치인 3.33∼5.20%와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38%포인트(p), 0.35%p 높아졌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 3.82∼5.32% △한화생명 4.36∼5.16% △교보생명 4.96∼5.55% △삼성화재 3.71∼4.58%를 나타냈다. 해당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전달과 비교해 최소 0.05%p에서 최대 0.46%p까지 상향됐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이어졌고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올해 1월 등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보험사 주담대 금리도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보험사 운영금리 하단에 2%대가 존재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금리를 정할 때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와 금리인상이 주효했다"며 "특히 최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금리가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기준금리 인상이 동시에 지속되면 보험사 대출금리는 또 오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들 역시 카드론 금리를 올렸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와 NH농협은행의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는 11.79∼15.1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2.10∼14.94%)과 비교했을 때 최고금리가 0.21%p 상승한 수치다.

8개사 중 삼성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 5개 카드사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다소 낮아졌지만 롯데카드, NH농협카드, 신한카드의 평균금리가 올랐다. 롯데카드와 NH농협카드의 평균 금리는 각각 1.31%p, 1.25%p 늘어난 15.15%, 14.51%를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전달 대비 0.04%p 오른 13.78%로 상향됐다.

카드론 역시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는다. 카드사들은 시중 은행과는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운영자금을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회사채 금리도 오른다. 기준금리가 카드론 조달원가가 크게 반영되는 구조인 셈이다.

게다가 올 1월부터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반영되면서, 대출 문턱은 한층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카드론 대출 과정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는 데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연체 부담이 적은 우량 차주를 선별해야 한다.

이처럼 은행권 신용대출이 힘든 중·저신용자의 급전 조달 목적으로 쓰이는 보험사, 카드사 등 2금융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1금융권 대출로 융통이 어려운 경우 2금융권 대출로 넘어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대출을 내주는 곳이 점점 줄어들 뿐 아니라 높은 이자를 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대출 총량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이 함께 진행되다 보니 은행의 선택을 받지 못한 실수요자와 중·저신용자는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며 "은행에서 거절하면, 카드사·보험사·저축은행 문을 두드리고 그마저도 힘들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구조가 형성되면 오히려 부실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출자 중에서도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금리가 2배 정도 증가했다는 사례들이 접수된다"며 "고금리 대출 굴레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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