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재 영입' 총력···AI·로봇 등 미래사업 선점 '속도' 
재계, '인재 영입' 총력···AI·로봇 등 미래사업 선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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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규모 집회·행사를 제외한 일반적인 상황에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14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대규모 집회·행사를 제외한 일반적인 상황에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14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기업들이 사업 안정화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재 영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취했던 기업이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맞춰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내며 투자 확대를 통한 기업 외부 인재 영입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BM과 인텔에서 슈퍼컴퓨팅 기술 개발을 담당해온 로버트 위즈네스키(Robert Wisniewski)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위즈네스키 신임 부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산하 미국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소를 이끌게 된다.

위즈네스키 부사장은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약 15년간 IBM에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약 10년간 인텔에서 슈퍼컴퓨팅과 소프트웨어 설계를 담당해온 이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최근 구인·구직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기기에서 메모리와 통신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HPC, AI 분야 첨단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삼성전자는 이번 위즈네스키 부사장 영입을 비롯해 전문 인력 영입을 활발히 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인재 확보에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상시 모집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그룹 연구개발본부 산하에 신설한 '차량 소프트웨어(SW) 담당'에 송창현 TaaS본부장(사장)을 선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부터 기획·개발·운영까지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신설하고,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 사장을 본부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현재 TaaS본부를 이끌고 있는 송 사장은 이번 인사로 차량 SW 담당 직책을 겸임하면서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도 주도한다.

현대차 AI '싱크탱크'로 불리는 에어스 컴퍼니(AIRS Company)도 인재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에어스 컴퍼니 대표는 국내 AI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김정희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상무다. 김 상무는 네이버랩스의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로 근무하다 에어스 컴퍼니 출범과 함께 현대차에 합류했다. 최근 기계 번역 엔진 개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을 대거 영입했다.

LG그룹도 미래먹거리로 점 찍은 AI와 로봇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LG는 AI연구원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분야 석학들을 잇달아 영입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달 AI 전문가를 양성해 온 학자이자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 정책 분야를 대표해 온 전문가 서정연 서강대 교수와 AI 최신 연구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이문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를 각각 인재육성위원장, 펀더멘털 리서치 랩(Fundamental Research Lab)장으로 선발했다. 

LG전자도 지난달 미래 신사업의 한 축인 로봇 분야 전문가로,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공학과 교수를 자문역에 영입했다. 보행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연구하는 홍 교수는 글로벌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의 '젊은 천재 과학자 10인'에 선정된 로봇 분야의 글로벌 권위자로 꼽힌다. 현재 로봇연구소 UCLA 로멜라(RoMeLa)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LG전자는 홍 교수와 협력해 물류·유통 전 단계를 총괄할 수 있는 통합 로봇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AI 중심 디지털 전환'이라는 중기 비전 아래 AI센터를 출범시킬 예정인 가운데 초대 센터장으로 메타(옛 페이스북)에서 머신 러닝 리더로 근무한 이치훈씨를 영입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SDS AI연구센터장을 지냈으며, 애플·야후·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에서 머신 러닝 분야를 연구한 AI 전문가다. CJ AI 센터는 계열사마다 흩어져 있던 AI 인프라와 데이터, 전문 인력을 통합하고 외부 기관이나 업체와도 협업해 효율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그룹내 AI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센터 개소를 위해 추가 인재 영입, 핵심 과제 선정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센터는 올 상반기 중 개소한다.

CJ그룹 관계자는 "'AI 중심 디지털 전환'이라는 회사의 중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AI 센터가 들어선다"며 "구체적인 업무 과제와 운영 일정 등은 신임 센터장이 주도권을 갖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유행)에서 엔데믹 체제로 전환하면서 산업계도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돼 미래 신사업 투자 확대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 기술 인력이나 핵심 인재 조기 확보가 필수인 만큼 외부 전문가나 인재 영입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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