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편입 보험사들, 1년 만에 실적 '울상', 왜?
금융지주 편입 보험사들, 1년 만에 실적 '울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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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신한라이프, 그룹 내 이익기여 비중↓
하나손해보험, 1분기 순익 69억원 적자 전환 기록
채권 평가액↓·보증준비금↑···리스크 대응 '초점'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금리 인상 기조가 주식 시장 상승 추세에 제동을 걸자, 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한 보험사들의 실적 성장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부상했던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는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이익이 감소하고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보증준비금 부담이 늘어나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0%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KB금융그룹 실적의 약 9%를 차지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순이익 기여율 비중은 5.0%로 떨어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2020년 8월 KB금융 품에 안긴 이후 실적 감소세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푸르덴셜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뒷걸음질 친 것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금리 상승으로 주요 유가증권시장 지수가 하락한 것에 영향을 받아 변액보험 관련 보증준비금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배당하는 상품이다. 상품 판매 시점의 보험료 산출 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전입액 부담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로, 보증준비금 규모가 크면 변액보증손익도 악화된다.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하며 공식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올해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15.6% 감소한 152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 역시 유가증권처분익 감소와 주가하락에 따른 변액보증금 적립이 늘어나며 순이익이 줄었다. 그룹 내 신한라이프의 순이익 기여율도 지난해 1분기 15.1%에서 올해 10.8%로 하락했다.

보험사들은 채권 투자로 수익을 내는데, 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 비중이 클수록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기존 보유채권 가치가 하락해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즉 채권 평가익은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되려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년 전 하나금융그룹으로 합류한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도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손보의 올해 1분기 순익은 -69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교통량 증가로 손해율이 악화된 점, 금리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투자영업이익이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이다.

최근 몇 년간 주요 금융그룹들은 잇따라 보험사를 인수하며 그룹 포트폴리오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기존 보험사와의 시너지 효과에 공을 들인 결과 지난해 금융그룹 내 보험사들은 효자 계열사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실적 기준 보험계열사 맏형 역할을 하는 KB손해보험을 뛰어넘었고,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는 한해 목표치의 77%를 달성하며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비은행 부문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하나손보도 하나금융지주 편입 이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지난해 흑자 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국내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시장금리에 따라 회사 손익 변동성이 상당히 큰 업종에 속한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평가익은 감소하고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규모는 늘어난다.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보험사가 투자한 운용자산 수익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금융그룹들이 보험업에서 무리한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위험관리에 공을 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실적 감소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운용손익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고, 지난해 1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건전성 이슈도 있는 만큼 당분간 사업 확장이나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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